27일 청와대가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의 교육부총리 발탁을 발표하자 야 3당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경제전문가를 교육부총리로 발탁한 청와대의 교육관을 맹비난하며 "임명철회"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 우리당 교육 위원들, 당혹감 내비치며 언급 자제 **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동료 의원에 대한 인사에 이기준 전부총리 사태처럼 드러내놓고 반발을 하진 못했지만 반응을 자제하는 속에서 당혹감이 묻어났다.
정봉주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같은 동료 의원이라 논평하기가 정말 불편하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 전부총리 사태 때 청와대 비서실 책임론까지 들어가며 강력 반발했던 정 의원은 "임명권자인 청와대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밖에 할 수 없다"며 부담감을 피력했다.
구논회 의원 역시 "생각을 좀 해 봐야겠다"며 논평을 피했다. 구 의원은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큰 한숨으로 곤란한 입장을 대신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의원은 "김 의원은 경제통이고 행정경험이 풍부하신 유능한 분이지만 솔직히 이분의 교육 철학이나 지향점이란 걸 잘 모르는 게 사실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경쟁력 있는 국민 양성이라는 교육 목표만을 강조하다 평등교육, 보통교육이라는 우리 교육 목표의 본질을 훼손하게 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김효석 의원에 이어 또 다시 경제 전문가를 교육부총리에 발탁한 청와대의 교육관에도 우려를 표했다.
반면 교육위 간사인 지병문 의원은 "김 의원이 교육적 경험이 없는 만큼 시민단체 쪽에서는 당연히 과연 경제논리만 갖고 당면한 교육 현안들을 풀 수 있느냐하는 비판을 할 수 있다"고 김 의원의 발탁에 비판적인 여론을 인정하면서도, "교육적 경험이 없을 뿐 드러난 결점은 없으니 무조건 비판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 의원은 "일단은 대통령이 경제 마인드를 갖고 대학 개혁을 할 사람을 찾는다고 했으니 그런 입장에 맞춰서 발탁된 인사인 것 같다"며 "오히려 경제 분야에서의 경력이 문제 해결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으니 부총리가 된 후 어떤 입장을 내 놓는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 "군대도 안다녀온 사람이 국방부 장관하는 격"**
한나라당은 "교육을 모르는 경제 관료를 교육부총리에 임명한 것은 한마디로 웃기는 인사"라고 혹평하며 "교육전문가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교육부총리가 실패한 경제부총리로 정해졌다는 것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판"이라며 "사람이 그렇게도 없나. 참여정부의 인재빈곤을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낸 재활용 인사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전 대변인은 김진표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도 "초대 경제부총리로 국민에게 집값 폭등 등 고통을 준 장본인"이라며 "실패 투성이의 경제마인드를 가진 정치인"이라고 규정했다.
전 대변인은 "교육이 비즈니스라는 대통령의 철학과 맞물려 과연 제대로 된 교육 문제의 진지한 해결을 가져올 수 있는지 우려된다"며 "김 전부총리의 교육부총리 내정은 우리 교육의 미래를 약속할 수 없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교총회장 출신의 이군현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한 마디로 웃기는 인사"라며 "김 의원은 선생도 한번 안한 사람이다. 군대도 안다녀 온 사람이 국방부장관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교육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교육을 아는 사람이 임명돼야 한다"며 "경제를 하는 사람이 교육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김진표 내정자는 경제 관료로서는 훌륭한 분이지만, 교육의 질을 결정하기 위해선 교육환경, 교육재정, 교육인력 등을 잘 알아야 한다"며 "이 분야에 종사해온 사람이 아니면 탁상행정을 할 수 있다"고 교육부총리는 교육계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 "즉각 임명 철회" 강력 반발 **
민주노동당은 "정부는 능력만 있다면 도덕성은 문제 없다며 된서리를 맞더니 이제는 교육을 경제논리에 따른 전초기지화 하겠다고 섰다"며 반발한 뒤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적임자를 재임명하라"고 요구했다.
홍승하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의 임용을 시작으로 철저한 시장논리가 교육계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경제논리로 교육본연의 역할을 누르고 돈 되는 학문만 집중 육성하는 현실에 청와대가 앞장서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교육관이 고작 이런 정도라면 백년지대계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혹평한 뒤, "노무현 정부는 김진표 장관 임명을 철회하고 교육관련 단체와 충분한 논의해 적임자를 재임명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교육문외한을 교육행정의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교육계 전체를 자체 개혁이 불가능한 집단으로 간주한 것으로, 선생님들에게 큰 모욕감을 안겨주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교육에 철학은 없고, 효율성과 시장논리만 난무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교육관 무엇인가, 교육은 경제의 종속변수에 불과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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