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문자 그대로 먹는 문제 자체가 어려운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 도대체 어떠한 처절한 표현을 해야 알아들을지...이 추운 날씨에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읍소해도 돌아오는 것은 문전 박대뿐, 높은 사람들은 끄떡도 안하더라."
부천 임대아파트 자치회장인 조경식씨는 민주노동당이 "서민의 목소리가 국회 안에서 울려퍼지게 하겠다"며 1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마련한 '민생포럼'에서 "이런 자리가 마련돼서 너무 고맙다"면서도 결국 분을 삭이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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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생포럼에는 전국임대아파트 입주자대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 요구하는 상인, 신용불량자, 농민등 60여명이 참가해 3시간여동안 그들의 사연을 하소연하고 요구사항을 말했으며, 이에 대한 답변자로는 김혜경 대표, 조승수, 현애자 의원이 나섰다.
***"지금까지는 기껏해야 의원들 입 통하는 게 최대였는데..."**
사회를 맡은 최재석 전국임대주택연합회장이 "지금까지 기껏해야 의원들의 입을 통해 우리 문제를 전달하는 게 최대치였는데 이렇게 국회 안에서 우리가 직접 말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남다른 감회를 밝히자, 이선근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이 "여러분들이 시끄럽게 할 때만이 뭔가가 바뀌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답했다. 답이 끝나기 무섭게 '비명'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경기 양주에서 온 임차인 김영광씨는 "주공측이 불법거주기간에 대한 200% 배상금을 물리는 바람에 알몸으로 쫓겨나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경남 양산의 황상열씨는 "사업체의 경영부실로 아파트가 부도났는데, 주채권자인 K은행이 수탁원금과 약정이자를 명목으로 보증금을 다 가져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반환소송을 하는 이에게는 선별적으로 대출을 안해주는 등 횡포가 극심하다"며 '진상조사특위 구성'을 요구했다.
마산에서 올라온 이종일씨도 "주공은 국민임대 순환제라는 이름으로 20평이하 임차인에게 1백46만원을 넘는 초과소득이 있으면 보증금의 25%에 달하는 할증료를 부과하고 6년이상의 재계약을 불허한다. 최근에는 소리소문없이 장애인 우대규정까지 없앴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승수 의원은 "저도 3천만원짜리 전세에 살고 있고 여러분들의 문제를 통감하지만, 당장 해결할 힘이 없어 안타깝다"며 "그러나 임차인에 대한 배상금은 불법이고, 민주노동당은 이에 대한 부당이득취득반환 청구소송에 함께 할 것이고, 어떤 일이 있어도 주공의 5% 매년 자동인상 방침만큼은 고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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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근 본부장도 "부도 아파트의 법원경매는 당장 우리가 어쩔 수 없지만 현 민사집행법의 개정을 통해 임차인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보증금에 대한 보험가입을 의무화해 은행의 보증금 저당을 막겠다"고 답했다.
***"재래시장 현대화한다더니 노점상들만 죽을 맛"**
영세상인들의 하소연도 잇따랐다.
황학동 중앙시장 이은정씨는 "열린우리당이 재래시장 현대화한다고 특별법 만들면서 그 과실은 건물주들만 챙기고 노점상들은 건물 앞 자릿세까지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구청들도 법적권한 없는 건물주들의 행태를 인정해주고 나몰라라 하고 차상위계층인 노점상들만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중앙대 앞에서 주점을 운영했다는 김고은씨도 "현재 상가임차인 보호는커녕 건물주 이득만 보장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때문에 건물주들이 보증금을 몇배로 올려도 상인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요구를 들어주거나 전재산을 날리고 쫓겨나고 있다"며 말했다.
눈물로 목소리가 덜덜 떨려 겨우 말을 이어간 김씨는 "제가 1년 넘게 여기저기 읍소했지만 여기밖에 제 얘기를 안 들어줬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운동본부도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많이 하다보니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그나마 일 진행도 자꾸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민주노동당이 이왕 시작하셨으니 이번에야말로 끝장내는 자세로 임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조승수 의원은 노점상에 대해서는 "건물주의 노점상에 대한 '도로 자릿세' 요구는 명백한 불법이며, 앞으로 노점상 허용구간등으로 노점상을 양성화해 건물주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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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컴퓨터 압류 당해 아들 중학교 그만두기도"**
신용불량자의 애환도 터져나왔다.
신용불량자인 주연지씨는 "파산신청을 위해 1년간 준비했으나 변호사 없이 혼자 해도 신청비용이 60-90만원가량 들어 접수하지 못했다. 거지라고 인정해주는 비용이 이 정도면 어떻게 하냐"며 "민사집행법상 생계에 꼭 필요한 집기는 가압류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컴퓨터를 압류해서 중학생 아들이 학교숙제도 제대로 못해 결국 중3 진급을 포기하고 검정고시 준비중이다. 아이가 무슨 죄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연합회장은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면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왜 간이과세를 폐지해 서민부담을 늘리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태경 정책지원팀장은 "부유세 도입을 위한 고소득 자영업자 소득 파악을 위해 간이과세 폐지는 필수적이었다"고 불가피성을 설명한 뒤, "이로 인한 영세자영업자의 부담에 대해서는 현재 보완책을 준비중"이라고 해명했다.
임동현 경제민주화운동본부 국장은 "오늘 포럼에서 나온 생생한 이야기는 민주노동당의 정책생산과 실무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론 민생포럼을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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