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만 해도 반대하는 문화관광부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박기정 언론재단 이사장이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28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23일 이사장에 전격 재선된 이래 5일만의 일이다.
***박 이사장 전격 사의 표명**
박 이사장은 28일 오전 10시 부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 이사장은 "28일 오후 문화부에 임명 제청을 요구하겠지만 거부될 것이 뻔하다"며 "그럼에도 이를 제출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그러나 나를 비롯한 임원진은 오는 31일까지만 정상 근무를 하고 물러날 생각"이라며 연임에 더 이상 뜻이 없음을 공식 표명했다.
노정선 사업이사도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커져 무척 당황스러웠다"며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말만은 좋게 맺었으면 한다"는 말로 박 이사장과의 동반 사퇴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언론재단의 한 관계자는 "박 이사장이 연임 고수 입장에서 갑자기 선회한 것은 임명권을 가진 문광부가 워낙 거세게 연임을 반대하고 있는 데다가, 실제 선출과정에서 벌어진 절차상의 문제점이 그리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최종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며 "하지만 박 이사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자신이 물러나는 이유만큼은 외압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후임자 관심, 언론재단노조 "서동구씨도 반대"**
한편 28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박 이사장 연임 반대투쟁에 들어갔던 노조측은 오후쯤 조합원 비상 총회를 열어 박 이사장의 사퇴를 공식화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한국언론재단지부(위원장 정민)의 한 관계자는 "일단 오후쯤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어 후속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간단히 언급했다.
박 이사장의 사퇴로 언론계는 문광부가 후임으로 서동구 전 KBS사장을 이사장을 재추천할 것인지 여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측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재단의 새로운 임원진은 언론재단 출범 이후 전·현직 임원을 거치지 않은 인사여야 한다"며 언론재단 부이사장 출신인 서동구씨 취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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