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츠네르, 당사국총회서 맹비난**
환경관련 NGO단체들의 풍성한 이벤트와 말잔치로 연일 화제를 낳고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제1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10)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주최국인 아르헨티나의 키르츠네르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환경관련 부채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했다”고 맹비난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제1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본회의 개막연설에서 미국에 맹비난을 퍼부은 키르츠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왼쪽). 그 옆은 이번 총회 의장.
키르츠네르 아르헨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전 기후협약총회 본회의 개막연설에서“환경관련분야에서 세계최고의 채무국인 미국이 교토의정서 이행거부를 선언한 것은 재정적인 디폴트를 선언한 것과 같다”고 포문을 연 후“미국은 세계협약은 무시하면서 어떻게 IMF와 미국에 빚을 진 약소국들에게 무자비한 빚 독촉을 할 수 있느냐”고 맹공했다.
미국이 국제협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아르헨티나도 국제기구에 빚진 외채를 갚지 않겠다는 논리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1천억 달러에 달하는 외채를 못 갚겠다고 디폴트를 선언, 최근 65%탕감을 놓고 채권국들과 힘겨운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곽결호 환경부장관은 각료급회의에 참가, 환경그룹(EIG)을 대표한 기조연설에서 지구촌의 기후변화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곽 장관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보장하고 각국의 사회ㆍ경제적 여건을 고려한 신축성 있는 새로운 기후변화협약 이해방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장관은 또 "수소연료전지, 전기자동차, 풍력터빈 등 신ㆍ재생 에너지 활용기술의 개발 및 보급 확대를 위해 선진국이 개도국으로 기술이전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하고 "가뭄, 홍수, 폭서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대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ㆍ분석과 이에 대한 지역 및 전세계 차원의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방식, 수단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결호 환경부장관을 대표로 산업계대표, 학생NGO(환경정의시민연대) 등 70여명의 대표단을 아르헨티나 현지에 파견한 한국은 연일 각국대표들과 총회 부속기구회의와 각종 세미나 참석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은 40여명의 환경부 소속 공무원과 환경관련기업, 민간단체 대표들이 한국이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를 홍보하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 사이에서 경제발전을 지속시키면서 지구환경보호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에 참석중인 환경부의 김형섭 지구환경과장은“한국의 교토의정서 이행 여부는 경제가 안정된 이후에나 고려해 볼 사안으로서 아직은 경제성정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입장”이라며“한국의 지구온난화 가스배출은 세계수준에 비해 아주 미약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이어“한국은 중국과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 지구자연환경보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개도국으로 분류되어 교토의정서 이행 당사국이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감축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내년 9월 90개국의 개발도상국총회를 서울에서 열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한국과는 달리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 고속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라는 압박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들 국가들의 초고속 경제성장이 지구를 오염시키는 데 선주주자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 많은 온실가스배출국이며 인도는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으로, 브라질은 콩 재배를 위해 아마존 산림을 태우는 것으로 지구 오염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가들은 지난 97년 수많은 극빈자들을 내세워 지구온난화보다는 배고픈 국민들 구제가 우선이라고 주장, 교토의정서 의무조항에서 제외됐다. 한국 역시 당시에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2012년까지는 교토의정서협약 이행에서 제외됐다. 이에 미국이 이의를 달고 탈퇴를 선언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이들 3개국이 우리의 온실가스감축프로그램을 본받는다면 교토협약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주최국인 아르헨티나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자금과 기술 등 지원 기후변화 대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으며 유럽(EU) 국가들이 이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1992년 리우정상회담 이후 12년째를 맞고 있는 유엔의 기후변화협약 부에노스총회는 사상최대의 참가인원, 최대의 고위급관료 참석 등 수많은 화제와 기록을 남겼다. 내용면에서는 교토의정서의 이행 세부사항 마무리와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조림사업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미결된 사항은 내년 총회로 미루어지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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