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자들의 대다수는 회사의 '당파적 보도경향' 때문에 언론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같은 이유로 사회적 약자들도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기자들 '자기검열' 현상도 언론기능 저하 한 몫**
이같은 사실은 언론광장(대표 김중배) 부설 사단법인 열린미디어연구소가 여론조사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한국 언론의 취재 및 보도에 관한 기자 의식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번 의식조사는 현재 전국의 신문·방송사에 재직중인 평기자, 차장급 이상 간부 등 모두 2백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지난 11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의식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자들이 △회사 논조 △편집방침 △당파적 경향 등으로 인해 언론기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고 판단한 대목이다. 이는 동시에 기자들이 이를 미리 염두에 두고 '자기검열'을 실시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가능하다.
실제로 "한국 언론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기능하고 있다'는 응답은 20.6%에 불과했던 반면 76.9%는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매체별로는 방송 종사자(69.4%)보다 신문 종사자(78.8%)들의 부정적 답변이 더 많았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회사의 당파적 보도 경향 때문'(64.9%)이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출입처 위주 취재시스템 때문'(16.5%) '기자 개인의 전문성 부족이나 정치적 견해 때문'(10.6%) 순이었다.
또 "한국 언론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는가"라는 물음에서는 불과 34.4%만이 '대변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절반을 훨씬 웃도는 64.2%는 '대변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역시 '회사의 당파적 보도 경향 때문'(40.9%)이라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이는 "한국 언론에서 사회적 의제 설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과도 연동됐다. 관련 질문에서 조사 대상자의 과반수인 51.4%는 '그렇지 못하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 이유로도 '회사 편집 방침이나 논조 때문'(58.4%)이라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들은 뒤를 이어 '여론 형성이나 보도반향이 약해서'(22.8%), '기자 전문성 부족 문제'(12.8%) 등을 이유로 꼽았다.
***56.8% "편가르기가 사실확인 소홀하게 만들어"**
한편 기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한국 언론에서 사실 확인 취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물은 질문에는 81.1%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최근 언론의 편가르기식 보도가 사실 확인 취재를 소홀히 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56.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이라크 현지에 기자를 파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84.4%의 기자들이 '파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기자를 파견해야 한다고 응답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다시 "기자를 파견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결과에서는 '위험해서'(41.2%), '비용부담이 너무 커서'(33.5%)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소수의견으로 '현장취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8.3%), '희망자가 없어서'(2.2%)라는 응답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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