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강신호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 회장 등 경제4단체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과거 분식회계를 내년부터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법 대상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재계의 주문에 "적절한 유예기간을 주겠다"라고 화답했다.
정부-여당도 기업의 과거분식회계를 증권집단소송 대상에서 3년 정도 유예하기로 사실상 결론을 내리고 있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강력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과거 분식회계는 집단소송대상에서 유예될 전망이다.
***한나라-재계 "분식회계 소송대상 유예"**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멀쩡한 기업이 재무구조를 개선할 시간이 없어 망하게 생겼다"라며 "우리 기업도 투명성 척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텐데, 어느 정도 기간을 주면 과거 분식문제 해결에 애쓰겠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부에서도 이 문제는 완화할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에 대한 제안이 오면 한나라당도 고려해주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근혜 대표는 "지금과 같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선 기업의 투명성 확보가 목적이지, 기업을 망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적절한 유예기간을 줘서 기업 스스로 투명성을 확보하게 하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박 회장은 "과거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기업도 거듭나고 있다"라며 "투명성 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테니 기업을 위해 현실적으로 늘려 달라"라고 거듭 요청했고, 박 대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20년 동안 이렇게 정책이 먹히지 않은 적은 처음"**
한편, 이날 재계인사들은 한목소리로 내년 경제성장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박 회장은 "내가 아는 고위 관리의 말을 들어보니 '20여년 동안 이렇게 정책이 먹히지 않은 적은 처음이다'라고 하더라"며 "우리 경제는 단기처방이 아니라 매우 고통스럽더라도 경제의 근본 체제를 개선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내년 경제를 예측하자면 고유가, 원자재 가격 인상, 원화 절상, 내수 부진 등 내년에도 좋아질 요인은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협동중앙회 김용구 회장은 "제일 어려운 곳은 중소기업"이라며 석유 원자재를 쓰는 업체의 예를 들며 "비싼 원자재를 샀는데, 원화가치가 올라가니 너무 싸게 파는 격이 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경제계와 한나라당의 회동은 "과거 분식회계를 반성하고 앞으로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골자의 '기업경영 선진화를 위한 경제계의 다짐'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직후 재계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참석 예정자였던 무역협회 김재철 회장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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