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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이럴 때는 싸우는 게 상생이다"

우리당 '지도부 맹성토'도, 국보법 상정으로 정면대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야당의 비협조로 본회의 상정이 무산되자, 당초 통과를 낙관했던 열린우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3일 의원총회에서 일부 자성론도 흘러나왔지만, 최종적 비난의 초점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맞춰졌다. 의총을 통해 한나라당을 "대화가 불가한 상대"로 규정한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법사위에 상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점 민생개혁법안을 강경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을 굳혀 정국은 여야 정면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 "한나라당은 타협이 안되는 상대" **

전날 자정을 넘기며 본회의장을 지켰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다소 피로한 기색으로 의총장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개회까지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나누는 의원들은 어조는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 평소 말수가 적던 한 여성 초선의원은 "이럴 땐 싸우는 게 상생"이라며 두 주먹을 쥐어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기류는 지도부의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부영 의장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경제 활성화 대책을 세워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눈을 바라보기가 두렵다"며, 전날 상황에 대해 "최선을 다해 야당을 설득하려 했으나 결국 민생 경제를 위한 법률이 하나도 처리되지 못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예산과 법안을 맡겨도 되겠냐는 질책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며 "비타협적인 야당에 끌려만 다니는 무력한 여당의 모습만 보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야협상을 진두지휘해 온 천정배 원내대표의 어조도 격앙됐다.

천 대표는 "7년전 IMF 환란을 불러오며 경제를 망친 한나라당이 지금도 나라 경제가 망해야 한나라당이 산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경제가 망해야 한나라당이 산다는 철학과 정신을 가진 한나라당과 어떠한 대화와 타협도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영춘 수석부대표도 "한나라당에 수모스러울 정도의 카드를 갖고 타결을 시도해 봤지만 아무리 양보해도 합리적인 타협이 되는 상대가 아니었다"며 협상과정에서 느낀 불만을 털어놨다.

*** 지도부 '전략-협상력 부재'에 내부비판**

지도부는 '한나라당의 비타협적인 자세'에 책임을 전가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과 비교섭단체의 출석 거부로 본회의가 개의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원내대표단의 전략 부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문학진 의원은 "공정거래법 처리 무산을 알리는 오늘 아침 신문에 '정족수 미달'이란 부제가 붙은 것을 보고 얼굴이 화끈했다"며 "중요한 표결이 예정돼 있어 지도부가 외국행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일부 의원들이 해외로 나가버렸고 과반수인 우리당이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것은 창피해야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무위 간사인 문 의원은 "어제 원내 협상과정에서 정무위내 우리당 의원들의 상당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단이 타협을 위해 비밀스런 카드를 한나라당에 가져갔다"며 '뉴딜3법'과의 거래를 위해 정무위와 법사위를 통과한 원안을 상당부분 수정했던 원내 협상단을 비판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김원기 의장의 사회 거부에 대해서도 의아해 하는 의원들이 상당수"라며 "납득할 만한 의장실의 설명"을 요구했고, 민주당과 민노당이 본회의에 임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원내대표단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창일 의원 역시 "한나라당은 무조건 반대하는 당이라 해서 '무반당'이라 불리지만 우리당은 '무능당'이라고 불린다"며 "6개월동안 우리가 한 게 뭐가 있는지 지도력도 문제고 전술과 전략이라는 것은 도대체 있기나 한 건지, 원칙은 있는 것 같은데 정치는 실종된 것 같다"며 원내대표단을 질타했다.

재경부장관을 지낸 강봉균 의원 역시 "우리당은 지나치게 절차적 민주주의에 집착해서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법안을 처리하나보다는 내부의 절차 밟는 데 당력을 소진하고 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나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평소 성향답게 강 의원은 "많은 법안 처리에 있어 정치적 이해관계를 빼고 상임위에서 토론을 통해 의견차를 좁히려 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당과 당 대결이 아닌 시스템을 통한 국회 운영"을 강조했다.

*** 결론은 강경하게 **

이같은 '자성론' 역시 결론은 "한나라당과 치열하게 맞서 싸우자"는 강경론으로 귀결됐다.

강창일 의원은 "싸움을 하지 말라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어설픈 상생을 하다가 지금까지 한나라당에 질질끌려온 것 아니냐"며 "지금부터라도 치열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은 전날 운영위에서 한나라당 추천 인사에 대한 국회 도서관장 임명안에 동의해 준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상생의 정치를 보이고자 22년간 당료생활만 해온 전문성은 하나도 없는 인사에 동의해 줬지만 이로 인해 더 큰 것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 내가 순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위후 한나라당 의원들이 '우리가 해냈습니다'하며 박근혜 대표를 향해 달려가고 박 대표 역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봤는데 본회의에선 돌변하다니 박 대표가 그렇게 영악할 줄 몰랐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하며, "원탁인지 반탁인지 그만하고 국민이 옳다고 생각하는 법은 신속하게 통과시키길" 촉구했다.

평의원들의 이같은 요구는 당내 중진그룹들의 의견과도 일치했다.

이날 상임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후, 김현미 대변인은 "남아있는 경제민생관련 개혁 법안에 대해 해당 상임위에서 집중적으로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상정이 되지 않은 법안은 상정하고, 소위에 계류 중인 법안들에 대해서는 의결을 끌어내고, 전체회의에서도 의결을 끌어내겠다"며 '정면돌파'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처럼 강경기조를 확인한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후 법사위에서 한나라당이 극력 반대하고 있는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강행할 방침이라, 정국은 여야가 정면충돌하는 극한대결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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