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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수능스케치', 재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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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연합뉴스 '수능스케치', 재탕 논란

기사틀 변화 없이 일부 첨삭, 내부서도 "관성탈피" 목소리

연합뉴스가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아침에 전 언론사에 송고해 왔던 수능 스케치 기사가 사실은 6년 동안 일부 수치만이 변경된 채 대부분 같은 내용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99년 기사, 올해까지 일부 내용만 변경**

연합뉴스는 200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졌던 지난 11월 17일 오전 9시 32분 <수능시험 포근한 날씨 속 순조롭게 진행> 제하의 수능 당일 아침 스케치보도를 송고했다. 연합뉴스는 이 기사에서 △전국 고사장의 수 △날씨와 기온 △수험생·학부모 표정 등 아침 풍경 △교통상황 △관공서 지원 현황 등의 순서로 글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기사는 이미 지난 99년 수능 때 쓰여졌던 기사를 기본틀로 매년 기사 제목·수치 등만이 일부 바뀌어 무려 6년 동안 사용돼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연합뉴스 2003년 11월 5일자 관련 보도는 올해 보도와 제목, 기사틀은 물론 세부적인 표현방식조차 모두 똑같았다. 2002년 11월 6일자 <대입수능 순조롭게 진행…수능추위 없어> 제하의 기사도 "일부 시험장 입구에는 학원, 학습관련 회사, 통신업체, 벤처기업 등이 자리잡고 빵이나 우유, 따뜻한 커피, 녹차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자사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는 문장을 첨가한 것 이외에 거의 대부분의 기사틀이 올해 수능스케치 기사와 일치했다.

이런 결과는 2001년 11월 7일자 <대입수능 순조롭게 진행…수능추위>, 2000년 11월 15일자 <대입수능 순조롭게 진행…'입시추위' 없어>, 99년 11월 17일자 <대입수능 순조롭게 진행> 제하의 기사를 계속 재탕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은 99년과 2000년 관련 기사를 A모 기자가 2년 동안 연속적으로 출고한 이후 2001년과 2003년 B모 기자가 다시 이를 재탕하고, 2002년과 2004년 중간중간에 각각 다른 기자가 이전 보도를 참고하면서 되풀이돼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기사내용을 책임져야할 데스크들은 계속 보직이 변경되면서 기사내용을 크게 신경쓰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자협회보 "그대로 베끼다 수능날자 오보 내기도"**

기자협회가 발행하는 '기자협회보'도 12월 1일자에 <연합뉴스, 자사기사 도용?>이라는 기사를 통해 "통신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보는 "연합뉴스가 게재한 2005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스케치 기사가 2004학년도 자사 기사와 구체적 수치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똑같아 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수능당일인 17일 오전 송고된 연합의 ‘수능시험 포근한 날씨속 순조롭게 진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2003년 수능시험일인 11월 5일 오전에 작성된 ‘수능시험 포근한 날씨속 순조롭게 진행’이라는 기사와 제목부터 똑같다.전체 12문장으로 구성된 이 기사는 기사 첫 구절부터 마지막 구절까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년도 △요일 △시간 △온도 △인원 등 구체적 수치를 나타내는 사실에서만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회보는 이어 "두 기사는 첫 문장에서 2004년 기사가 수능일이 17일인데 16일로 기재하는 오보를 범했고 나머지는 숫자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두 번째 문장은 온도 수치만 다르고,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문장은 똑같다. 일곱 번째 문장은 한 어절 차이를 드러내고 있으며 여덟 번째 문장은 2003년 기사가 ‘제주도와 일부 지역을 제외한’, 2004년 기사가 ‘제주도를 제외한’으로 차이를 보였다. 아홉 번째 문장은 2004년 기사에서 ‘개인택시의 부제도 해제됐으며’라는 문구가 추가됐으며 열 번째 문장은 시험장 숫자, 사람 숫자 등의 수치만 다르고 똑같다. 열한 번째, 열두 번째 문장도 몇 구절과 수치를 제외하곤 같은 구성이다"라고 지적했다.

***내부서도 "심했다…신뢰도 실추시킬 수도" 자성**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의 한 중견기자는 "시간에 쫓기며 기사를 출고해야 하는 연합뉴스 기자들의 경우 매년 지속되는 사회현상인 경우 종종 이전 보도를 참고하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좀 심했던 것 같다"며 "아무리 좋은 기사틀을 만들어 놓았다고 해도 본인은 물론 이후 후배기자들까지 이를 관성적으로 답습하는 것은 '뉴스'라는 이름을 무색케 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중견기자는 "아직까지 기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도용하지 않는 한 자사의 이전 기사를 재탕하는 것에 대해 좀 관대한 편인 것 같다"며 "그러나 연합뉴스의 위상이 '국가기간통신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부 기자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사안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연합뉴스의 지난 99년과 2004년 수능스케치 보도의 전문이다.

***대입수능 시험 순조롭게 진행(1999년 11월 17일자)**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전국 71개 시험지구 1천17개 시험장에서 차분히 치러졌다.

서울지역의 아침 수은주가 2도까지 떨어지고, 강원도 철원(영하 4도) 등 일부지역이 영하권을 맴도는 등 어김없이 찾아온 '입시추위'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몸을 떨었으나 전국 대부분의 시험장에서 별다른 사고없이 순조롭게 시험이 진행됐다.

이날 일찌감치 두툼한 옷차림을 하고 집을 나선 수험생들은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으나 플래카드와 피켓 등을 들고 응원을 나온 고교 선후배들로부터 따뜻한 격려를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갔다.

시험장 곳곳에는 동이 트기 전부터 나온 고교 선후배들이 북과 꽹과리 등을 두들기며 격려, 훈훈한 정을 느끼게 했으며 따뜻한 차까지 제공,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자녀들을 시험장에 들여 보낸 학부모들은 교문 밖에서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리며 그동안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또 일부 시험장에서는 학습관련 상품 판매회사나 통신업체, 자동차회사 등이 직원들을 동원, 커피 등을 제공하고 무선전화기를 무료로 사용케 하는등 치열한 홍보전을 벌였다.

이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관공서, 국영기업체, 금융기관, 대기업 등의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로 늦춰져 출근 차량이 분산된 데다 지하철이나 전철도 돌발 사고없이 정상 운행돼 수험생 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특히 전국 1천17개 시험장 주변에 경찰관 1만3천314명과 순찰차. 경찰 오토바이 등 기동장비 6천8대가 투입돼 교통소통과 수험생 수송을 지원했으며, 119구조대와 일부 특송업체들 까지 나서 지각 수험생들을 실어 날랐다.

경찰은 시험장 반경 2㎞ 이내 간선도로의 1개 차로를 임시 버스전용차로로 운용하고 교통경찰.순찰차를 고정배치해 수험생 이용차량, 대중교통차량을 우선 소통시키는 한편 시험장 주변의 혼잡을 막기 위해 승용차 이용 수험생들에게는 시험장 200m 앞에서 하차하도록 유도했다.

이날 1교시 듣기평가(오전 8시40분∼8시55분)와 4교시 듣기·말하기평가(오후 4시10분∼4시30분) 시간에는 시험장 주변을 지나는 차량의 경적 사용과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금지됐다.

***수능시험 포근한 날씨 속 순조롭게 진행(2004년 11월 17일자)**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6일(주: 오기)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73개 시험지구, 912개 시험장에서 차분히 치러졌다.

이날 서울 지역은 아침 수은주가 영상 5도를 웃도는 등 전국적으로 영상 기온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수능한파'가 없어 이른 아침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추위에 떨지 않고 긴장된 마음을 풀 수 있었고, 전국 대부분 시험장에서도 별다른 사고없이 순조롭게 시험이 진행됐다.

수험생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서 지정된 시험장에 도착, 차분하게 시험 마무리 준비에 몰두하거나 친구들과 삼삼오오 수능 예상문제 등에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을 풀었다.

일부 수험생은 경찰 순찰차량이나 119구조대, 오토바이 특별배송 차량, 군부대차량 등을 타고 입실시간인 오전 8시10분에 가까스로 맞춰 도착, 부랴부랴 시험장으로 뛰어들어가기도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험장 곳곳에서는 새벽부터 나온 고교 및 학원 선·후배들이 북과 꽹과리 등을 두드리거나 따뜻한 음료를 전하며 격려하는 등 고득점을 기원하는 '응원 물결'이 이어졌다.

또 자녀들을 시험장으로 들여보낸 학부모들은 교문 밖에서 두손 모아 기도를 올리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기원하기도 했다.

이날 수험생들의 원활한 교통 수송을 위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관공서와 국영기업체, 금융기관, 대기업 등의 출근시간이 1시간 늦춰져 출근 차량이 분산되고 시내버스도 30% 가량 추가 투입됐다.

또 서울과 부산, 인천의 지하철 러시아워 운행 시간도 오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로 2시간 늘어나고 배차간격도 줄어 별다른 돌발 사고 없이 수험생 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전국 912개 시험장 주변에 수험생 수송과 교통소통 등을 위해 경찰관과 모범운전자회 등 협력단체 관계자 1만6천303명과 경찰 순찰차와 오토바이 4천188대, 전국 119구조대 소방차량 등이 지원됐다.

경찰은 또 시험장 반경 2㎞ 이내 간선도로에 교통경찰과 순찰차를 집중 배치, 수험생 이용차량 및 대중교통 차량을 우선 소통시키고, 시험장 주변의 혼잡을 막기 위해 시험장 인근 200m내 자가용 주차도 금지했다.

이날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 듣기평가가 실시된 오전 8시40분∼8시55분과 오후1시20분∼1시40분 사이에는 수험장 주변 운행 차량의 경적 사용은 물론 항공기 이·착륙, 군부대 작전 등도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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