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미국 메이저리그(ML) 한국 중계권료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러나 중계 계약 당사자인 MBC측은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정병국 의원 "MBC, 4년간 3천2백만불 지급키로 계약"**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11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ML 경기 중계권을 둘러싼 방송3사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경제여건을 고려치 않은 국부유출은 물론 차후 중계권료 대폭 인상 등의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켰다"며 "특히 공영방송인 MBC는 박찬호 선수의 경기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3사 합동방송 시행세칙'을 어겨가며 거액의 중계권료를 지불했지만 올해까지 모두 90여억원의 적자만 낳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MBC는 iTV(경인방송)가 지난 98년 1백만불, 99년 1백50만불, 2000년 3백만불을 지급했던 ML 중계권을 2001년 4년 동안 장기 독점계약하면서 한해에만 8백만불(당시 한화 96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박찬호 선수가 부상으로 장기 출장하지 못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거둬들인 광고수익은 9월 26일 현재 모두 2백92억원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MBC는 92여억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정 의원은 또 "MBC의 이러한 장기계약 움직임으로 인해 KBS는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각각 4년과 5년 동안 독점 계약한 데 이어 SBS와 함께 프로농구 중계권도 독점하게 만들었다"며 "여기다가 미국의 ML사업국측은 최근 오는 2005년 계약 때 한해에만 1천1백만불의 중계권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BC "정 의원 주장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
그러나 MBC측은 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부인했다.
서정헌 MBC 스포츠국장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금액은 당시 계약과정에서 ML사무국측과 비공개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지금도 밝힐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정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금액보다 훨씬 낮은 액수였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논의를 거쳐 적절한 방법으로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내년도 계약과 관련해서는 "ML사무국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계약금액이 터무니없이 높아 2001년 계약 때보다 더 낮추는 것을 기조로 삼고 있다"며 "이전처럼 4년 장기 계약이 될지, 아니면 1년 단위의 계약이 될 지는 좀더 논의를 해봐야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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