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 처방과 밥그릇 싸움의 완결판"(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문제 해결방안이 전무한 용두사미"(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
"신관치금융을 위한 포석"(한나라당 김정훈 의원)
정부조직인 금융감독위원회가 민간기구인 금융감독원을 사실상 통제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힌 지난달 30일 금감위의 금융감독기구 개편 방안에 대해 11일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여야 의원들의 한결같은 질타의 목소리다.
지난 달 30일 금감위는 재경부-금감위-금감원읜 현행 조직체계를 유지하는 대신 가관간 역할분담을 명확히 하는 금융감독기구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은 금융감독 관련 모든 의결사항의 상정권한을 공무원 조직인 금감위 사무국으로 일원화하고 금감원은 검사ㆍ제재 업무와 금감위 사무국이 지시한 업무만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축소해 금감위가 사실상 금감원을 통제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기구 통합에는 공감. 성격은 제각각**
여야 의원들은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 확보를 주장하면서 통합기구의 구성에는 원칙적 공감을 표했지만 통합기구의 성격을 정부조직으로 할 것인지, 민간기구화할 것인지 등 각론에 들어가서는 당적을 떠나 의원 개개인 별로 견해를 달리했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금감원 금감위의 역할분담 합의는 땜질처방과 밥그릇 싸움의 완결판"이라며 "금감위와 금감원간의 권한의 한계가 불분명하고, 중복이 있어 권한갈등과 관할경합이 일어나 정책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상존하고 있다"며 "이를 종합적 관점에서 처리, 조정할 효과적인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고 의원은 "금융감독기구의 완전 민간기구화를 장기적, 전략적 목표로 삼고, 민간기구의 전문성과 책임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과도기에는 금감위 사무국의 금융 감독 기능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정훈 의원도 "금융감독기구 개편은 신관치금융을 위한 포석"이라며 "비록 이번 개편안으로 금감위-금감원간의 내부적인 책임 체계는 개선됐다 할 수 있으나 여전히 금융위기 재발의 경우 대외적인 책임을 어디에다 물어야 할지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도 "이번 개편안은 3원화된 금융감독체제의 해소방안, 금융감독의 주체가 공무원조직이 돼야 하는지, 한국은행의 경우처럼 공적 민간기구가 돼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답이 전무한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마감됐다"고 비판했다.
채 의원은 "감독기구의 통합은 세계적 추세이며 일선 금융기관의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조치"라면서 "관료조직의 금융감독이 강화될 경우, 전문성 부족, 감독정책의 경제정책 수단화, 조직의 불투명성으로 효율적 감독이 어렵다.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의 분리가 이루어져 금융감독이 여타 정책적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천 봉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문학진 의원은 "금융감독기구의 일원화에는 공감하지만, 통합금융감독기구의 성격은 정부조직화로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문 의원은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이 정부조직이냐 민간조직이냐에 달려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통합금융감독기구의 인사ㆍ조직ㆍ예산ㆍ운영상의 독립성 부여, 별정직 공무원 신분을 통한 보수 차등, 외부채용 확대 등의 보완책이 마련된다면 정부조직으로 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금감위 정부부처 파견 인원 급증"**
금융감독기구 개편방안을 '산관치금융'이라고 비판했던 김정훈 의원은 금감위의 정부부처 파견인원이 급증하고 있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금감위 조직의 비대화를 문제삼았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은 "1988년 통합 금융감독기구로 출범할 당시 1실3과에 정원 19명이던 금감위는 2004년 현재 1실2국10과1담당관에 정원 70명으로 조직을 확대했다"며 "이는 신관치금융을 위한 조직확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금감위의 조직확대와 더불어 "금감위의 국가기관으로의 파견인원이 2001년 34명, 2002년 40명, 2003년 44명, 2004년 6월말 현재 58명(14개 기관)으로 크게 증가했다"며 "2002년 8명이던 법무부에 대한 파견은 참여정부 출범 후 2003년 13명, 2004년 6월 현재 17명으로 2배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2004년 6월 금감위에 실제 근무하고 있는 총 인원은 1백15명이고 이 중 약 40%인 45명이 파견돼온 민간인"이라며 "이 중 2000년 1월엔 은행감독과에 업무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조흥은행 서모 과장이 파견나와 있었다. 조흥은행 직원이 파견나와 조흥은행을 감독하면 감독이 제대로 되겠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그 당시 은행 구조조정에 필요한 민간 전문가가 파견나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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