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 합참의장은 5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한국군 단독 전력시 북한의 장사정포에 의해 16일만에 수도권 방어선이 붕괴된다"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의 주장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박진 의원이 비밀문서를 누설했다"며 박 의원의 제척을 주장했고, 이에 맞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주장하며 반박해 유재건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종환 합참의장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
김종환 합참의장은 이날 국정감사 답변에서 "이번에 국방연구원(KIDA)이 최악의 상황을 조건으로 연구한 결과는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한미군이 철수를 하거나 전력에 차질이 생겼을 때 북한의 오판에 따른 도발 가능성에 우리 군은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합참의장은 그러면서도 "1천여문이 배치된 북한의 1백70mm, 2백40mm 장사포의 수도권에 대한 위협은 대단히 심대하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시인한 뒤, "군으로서는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영근, "박진, 신문에 이름내려고 국가안보 팔아먹어"**
이같은 합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틀째를 맞는 국방부 국정감사는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이 "박진 의원이 기밀을 누설해서 같이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초반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황동준 국방연구원장이 전날 박진 의원이 공개한 국방연구원 모의실험 결과를 "2급 비밀에 해당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박진 의원이 터무니없는 일을 상정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국민에게 안보불안을 가중시켰다"며 "국방위에서 국가안보에 관한 중요한 보고가 오고 가는데 누굴 믿고 국방부에서 보고를 하겠나"라며 유재건 위원장에게 박진 의원에 대한 제척을 요청했다.
안 의원은 "국가기밀을 안이하게 언론플레이했고, 신문에 이름을 내기 위해 국가안보를 팔아먹는 행위를 했다"고 까지 격하게 비난했다.
같은 당 임종인 의원도 "국회의원이 그런 질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선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언론에 보도자료만 배포하고 국감장에서 질의를 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거들었다.
국방부장관 출신 열린우리당 조성태 의원은 "이 상황은 한미동맹이 완전히 깨져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단독으로 수비를 하고 동원도 안되고 증원도 안되고 완전한 기습을 허용한 상황에서 가능한 얘기"라며 "1백가지 상황 중 가장 나쁜 한 개의 상황을 상정해서 국민에게 상당한 안보불안을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 같은 신문 보도는 실질적으로 한국군의 위상에 대해 북한 군사당국자의 오판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한미연합방위체계와 관련해서도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박진, "정부 안보불감증과 비밀주의가 더 위기 불러일으켜"**
이에 대해 박진 의원은 "국방부와 여당이 말하는 비밀문서의 원칙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국방부 모의 훈련은 실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예측해 사전에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뮬레이션 모의실험 결과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얼마든지 논의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정부의 안보 불감증과 비밀주의 때문에 오히려 안보 불안이 더 급증된다"며 "국방부가 최악의 상황에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가 문제를 제기한 취지"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당 의원들이 어제 내가 얘기하지 않은 부분에 더 충격을 받을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같은 당 권경석 의원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안보"라고 박 의원을 거들었고, 황진하 의원은 "어제는 국방연구원장이 비밀이라고 안하더니 왜 오늘 그러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같은 논란을 지켜본 비교섭단체 민주당 김홍일 의원은 "3선을 하는 동안 국감을 많이 했는데 정말 실망스럽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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