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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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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64>

감각의 제국(1) - 후각

이번 글부터는 인체가 지닌 감각기관들과 그 작용에 대해 음양오행과의 관계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제법 재미있는 내용이 되기를 바란다. 첫번째는 후각(嗅覺)에 관한 얘기이다.

인간들은 오래 전부터 사람이 외부 세계를 인지하는 방식으로서 다섯 가지 감각을 상정해왔으니 이른바 오감(五感)이다. 그리고 그 다섯 가지 감각을 인식하는 기관으로서 오관(五官)을 인정해왔다.

그 중 후각이란 코를 통해 인지하는 작용이다. 코는 오행 상 금(金)이지만 코가 인지하는 것은 코의 적극적 작용이므로 냄새 자체는 수(水)가 된다. 다시 말해 냄새는 수기(水氣)가 되는 것이다.

한의학 이론에서는 냄새가 코의 작용이므로 금(金)으로 파악하고 그에 따른 치료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냄새는 코의 작용, 명리학의 용어로 코의 용(用)이므로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수(水)가 되는 것이다.

냄새는 흔히 향기라고 말해진다. 이 지구의 여러 인종과 민족 중에서 향기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은 인도와 중국, 그리고 동남아 사람들일 것이다. 그 이유는 약간씩 다르지만, 중국인들의 경우 무토(戊土)의 나라이기에 그렇다. 토는 수를 제극(制剋)하므로 토의 즐거움은 수(水)에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토는 수를 향수(享受)하는 것이다.

인도나 동남아 사람들도 그곳은 열기가 강해서 수기(水氣)의 작용을 좋아하므로 향기를 대단히 즐긴다.

일반적으로 향기나 향수하면 프랑스를 떠올리는데, 이는 샤넬과 같은 화장품이 세계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갖기 때문이고, 실제로 다양한 허브의 향기를 즐기고 만끽하는 이들은 인도나 동남아, 중국 사람들이다.

이에 반해 우리 한국인들은 그다지 향기의 즐거움을 모르고 사는 편이다. 최근 국내에도 품질이 좋은 향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고, 외제 향수들도 다양하게 소비되고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은 다양한 향기의 즐거움을 외면하는 편이다. 줄여 말하면 다소 둔감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음식에 넣는 향신료도 우리의 경우 그리 발달한 편이 아니라서, 그저 고추와 파, 마늘, 후추, 참깨 등이 주종을 이룬다. 이에 반해 인도 사람들은 카레를 즐기는데, 카레의 향신료는 적게는 5-6 가지, 많게는 30 여종의 향신료를 사용한다. 그리고 카레 만드는 법은 집집마다 다르며, 지방에 따라서도 다르다. 그만큼 인도인들은 냄새를 즐기는 것이다.

중국 역시 향신료가 대단히 다양하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오향분말이 있는데 이는 붓순나무, 육계, 정향, 산초, 진피의 다섯 가지를 가루로 하여 향신료로 쓰는 것이다. 여러분도 오향장육이라는 중국음식을 알 것이다.

중국인들은 후각이 발달하였기에 예로부터 약초 발굴에 있어 선두주자였다. 지구상에는 풀의 종류만 해도 대략 50만 종이 있지만 그 중에서 약초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은 5천여 종에 불과하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주로 후각을 통해 일차적으로 약용이 될 수 있는지를 판별하였으며, 그 결과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이라는 약초의 위대한 백과사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냄새에 대한 민감도를 따져보면 인도나 중국, 동남아 사람들이 가장 민감하며, 그 다음으로 유럽인들이고 한국과 일본인들이 비교적 둔감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라나 민족에 상관없이 향기에 비교적 민감한 사람들은 일간(日干)-태어난 날의 음양오행-이 토(土)의 날인 사람들이다.

일간이 토인 사람들은 대부분 후각이 발달하여 있어, 냄새에 대단히 민감하다. 그 결과 토인 사람들은 여름에 지하철을 타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마구 섞어 쓴 인공 화장수나 화장품 냄새, 사람의 액취 등으로 여느 사람들에 비해 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간이 토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이성을 찾을 때, 부지불식간에 냄새로 상대를 평가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 재미난 얘기가 하나 기억난다. 필자의 오랜 친구 중에 일간이 기토(己土)인 친구가 있는데 그의 말로는 아가씨가 있는 술집을 가면 자기는 일단 상대의 체취로서 상대를 평가하고 고른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일간이 토의 날인 사람은 대부분 냄새에 민감해서, 액취가 있거나 지난 밤 숙취가 덜 풀린 사람을 귀신같이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

맑고 청아하거나 은은한 향내를 풍기는 것들은 주로 기온이 차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생산된다. 이는 수기(水氣)와 목기(木氣)의 영향이다. 녹차도 위도가 비교적 높은 곳의 녹차는 은은한 향기를 풍기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향은 강해져서 주로 발효차로 사용된다.

하지만 냄새 하면 역시 남방이나 열대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약초나 향신료, 음식 재료 등등 무엇이든 향기가 강렬하거나 한 번 맡으면 잊을 수 없는 냄새를 풍기는 모든 것들은 거의가 태양이 풍부한 지방이나 건조한 지역에서 생산된다. 이는 오행 상으로 화(火)와 토(土)의 기운이 강한 곳을 말한다.

필자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기막힌 향기는 쿠바 시가(cigar)가 풍기는 냄새라고 생각한다. 그 절묘한 향은 그 일대의 브라질이나 콜럼비아 등지에서 생산되는 커피 향과도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일반 담배는 누군가 곁에서 피우고 있다가 생담배 타는 연기가 코로 들어오면 대단히 역한 편이지만, 시가를 물고 있는 사람 곁에서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시가의 그윽하고 깊은 향을 맡으려고 은근히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그렇듯 쿠바와 콜럼비아 산 커피와 담배의 향은 한 번 맡아본 이로 하여금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긴다.

과일 중에서도 향기가 강하기로는 역시 열대 과일이며, 건조한 지방에서 나는 포도의 경우 중앙아시아산과 칠레 포도가 가장 향이 뛰어나다. 포도주로서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알려져 있지만, 이 지방의 포도 품종은 사실 태양이 풍부한 미국 캘리포니아가 원산지인 경우가 많다. 단지 브랜드 인지도에서 프랑스 와인이 높을 뿐이다.

사람의 감각기관과 그 작용에 대해 가장 정밀한 이론을 발전시킨 것은 놀랍게도 불교 철학이었다. 불교 철학은 기본적으로 오감에 하나를 더 추가하고 있으니. 이른바 ‘색성향미촉’에 법(法)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 기관도 ‘안이비설신’에 더하여 의(意)가 더 붙는다.

색(色)은 시각 작용을 통해 인지되는 것이고, 성(聲)은 청각작용, 향(香)은 후각 작용, 미(味)는 미각작용, 촉(觸)은 촉각작용으로서 오감(五感)이 되는데 불교 철학에서는 이에 더하여 법(法)을 내세우고 있으니 이채로운 것이다. 법이란 범어로 달마(dharma)인데, 원래는 경험적으로 인지된 사물을 일컫다가 나중에는 사람과 세상의 모든 구성요소를 뜻하는 것으로 발전하게 된다.

간단히 말하면 인지된 세계와 나라는 존재 역시 하나의 경험적 산물로서 파악하는 것이고, 이런 법(法)이 결국 실상을 지닐 수 없다는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사상을 통해 이 세상이 공(空)임을 주장하다 보니 인간의 감각작용에 대한 깊은 고찰과 이론을 발전시키게 되었던 것이다.

다음 편에는 시각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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