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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청년들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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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청년들에게 고함

[독자 기고] 운명을 바꾸려거든 역사를 공부하라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고배를 마신 야권에 대한 각종 평가가 아직 진행 중이다. 보수여당을 지지하는 고정층이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기에 야권의 승리를 위해서는 전통적 지지층과 부동층 그리고 특히 평소 바람몰이식 쏠림의 경향을 보이는 젊은이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어야 했는데 실패한 나머지 크게 기대를 모았던 여소야대라는 목표에 실패했다는 것이 대체적 여론인 것 같다. 필자의 생각엔 전통적으로 야당을 지지해온 기성층의 지지마저 결집시키지 못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총선에 임하는 야권의 태도가 너무나 식상했기 때문이다.


향후 선거에서 젊은이들의 표심에 기대려는 야권에 한 가지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나라 젊은이들의 정신세계와 정치의식이 한반도의 다사다난한 지정학적 분위기에 비해 그다지 높거나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한국의 수구보수적 정당 및 정치인들을 비판적으로 볼려면 그들의 정체성을 근원적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발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볼만한 지적 능력과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 젊은이들은 우리의 근현대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이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며 그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거나 아예 안한 우리 기성세대에 있다. 영남에 있는 어느 대학에서는 우리의 근현대사에 대한 강의를 아예 못하게 했다는 얘기는 무엇을 의미할까? 참으로 한심한 사례이다.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왜곡된 역사의 고질적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근거로 현재의 정치환경 및 수구보수계의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에 무지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의식을 형성할 기반마저 부재한데 무엇을 기대할 수있겠는가. 그러한 확고한 의식이 전제되지 않은 젊은이들의 정치의식은 한낱 물위의 부초처럼 유약하고 변덕스러우며 확고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인터넷의 발달로 젊은이들이 개인적으로라도 각 종 역사적 자료에 접근 할 수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노력만 하면 역사적 진실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러한 젊은이들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보다 진보개혁적인 현재와 미래를 위한 통치철학을 보유한 정당은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왜곡된 역사를 물타기하는 수구적 보수당이 아니라 진보개혁적 정당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지시키고 계몽해야 한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의식은 보수정당과 보수정치인들을 지지하는 기성세대의 정신세계와는 사뭇 대조를 이룬다. 적어도 보수적 기성세대들은 어느 정도 보수적 관점과 정치적 이해면에서 나름대로 아전인수식 역사관이라도 갖고 보수정당과 그 정치인들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의식이 부족한 젊은이들은 대체로 당장 눈앞에 전개되는 실상만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판단에 작용하는 변수들도 가지각색이지만 단기적 시각에 휘들리기 쉬운 것 또한 그들의 약점이며 이에 기대려는 야권 또한 딱한 일이다. 우리 현실의 문제점을 과거 역사와 연계시켜 판단한다면 아무리 달콤한 공약을 제시받아도 그러한 유혹에 현혹되지 않고 어느 쪽에 더욱 진정성이 있고 우리의 근원적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어떻게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 진실에 기반을 둔 올바른 역사관 및 시대관을 갖지 않고는 우리의 현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우리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할 수없다.


실패로 끝난 참여정부의 난맥상과 퇴임 후 노무현대통령이 토로한 실패의 자인을 투영해 보면 그의 솔직한 정신세계와 숙성되지 못했던 통치철학을 느낄 수있다.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한 젊은 정치인들의 언행을 요사이 젊은이들의 면면과 연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정치적 소양 및 의식수준이 낮아 아직 성숙되지 않은 철부지 정치아들이었다 할 수 밖에 없다. 필자로서는 민주당을 깨고 나가 열린우리당을 세우고 참여정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이들이 진정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크게 뉘우치는 모습을 보고싶다. 이들이 현재의 민주당의 전면에 나서서 또다시 과욕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역사적 문제의식이 충분치 못한 요사이 젊은이들과 별로 다른 게 없다는 생각은 억지일까? 진정 고 노무현대통령을 존경하고 추종하는 자들은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열린우리당을 세우고 철부지 추종자들을 중심으로 한 정권을 실패로 마감한 과욕과 억지의 노무현이 아니라 진정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날린 기개와 양심에서 뭔가를 느껴야 한다. 진정한 노무현의 가치는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퇴임 대통령 노무현에게서 발견되어야 한다.


한국 젊은이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보면 그들은 우선적으로 현대문물과 자신의 실익을 중요시하는 다분히 현실주의자 들이다.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IT문명의 이기를 다루고 여행하고 음담패설 등 현대적 실익과 발랄한 즐거움을 좇아 생활하고 있으며 민족 통일 민주 등 장기적 거창한 사회문제에는 대체로 무관심하거나 인색한 게 그들이다. 야당에 지지할 마음은 있어도 인색한 나머지 야당이 조금이라도 잘못 내지 실수를 해서 약점을 드러내면 쉽게 등을 돌리려는 명분을 찾고 유혹당하기 쉬운 것이 그들이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의식이 부족한 부동층에 속하는 기성세대의 경우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요사이 부쩍 늘고 있는 젊은이들의 자살율은 어떤 현상일까? 젊은이들의 나약함과 정신적 불안상태는 그들의 책임이라기 보다 우리 성인들의 책임이다. 국민의 70%는 보수적이라는 풍토에서 야당이 젊은이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닐 것이다. 현대정치사를 보면 자고로 한국인은 진보적 야당에 인색하다.


야당은 이러한 젊은이들의 정치성향을 정확히 간파하고 대처해야 한다. 그들의 미온적 야당지지성향을 적극화하려면 흔들리기 쉬운 그들의 정치의식에 동요를 일으킬만한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한반도의 근원적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많은 시간과 집요한 노력이 필요하건만 역사를 속속들이 모르는 젊은이들로서는 이를 인식할 능력이 부족하다. 최우선적으로 역사과목이 모든 학교의 필수과목이 되고 모든 국가시험에 포함되어야 한다. 야당 정치인들은 정견발표를 할 때마다 역사 및 시대를 논하면서 근원적 문제점들을 집요하게 지적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용의주도하게 논해야 한다. 그들의 정치의식이 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확고하게 자리할 수있도록 해서 이를 민주진보개혁적 정당에 대한 지지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야당은 물론 이 나라 이 민족의 갈등의 운명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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