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이 청와대와 합의하고, 단식을 끝냈다는 청와대 김만수 부대변인의 발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율스님은 최소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에 준하는 조사를 요구했으며 청와대의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25일 발표와는 달리 지율스님이 26일에도 병원에서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손봉숙, 단병호 의원 등은 26일 오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율스님 요구대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촉구하며, "향후 환경영향평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촉구서명에는 민노당 10명, 민주당 9명, 한나라당 6명, 우리당 4명, 무소속 1명등 30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이는 애초에 환경노동위 차원의 '공사 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결의안' 발의와 '청와대 면담 추진'에서는 후퇴한 것으로, 정치권은 청와대의 '공사 잠정 중단' 제의에 동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한 해석은 천성산 문제를 주도한 민노당과 이에 호응했던 우리당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다.
단병호 의원실 관계자는 "단 의원이 환노위 차원의 결의안 발의를 제안할 때, 제종길, 김영주 의원등이 이에 적극 호응했었고, 환경단체 출신인 제종길 의원은 서명 공동제안자로 나설 용의도 있다고 했으나, 이후에 말이 달라졌다"며 "환노위 차원의 결의안 추진은 힘들게 됐고, 정치권에서는 확실히 동력이 떨어졌다"고 '소극적인' 여당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서명 자체는 특별한 영향력이 없으며 정기국회 때의 환경영향평가법 개정도 장기적인 추진과제다. 여당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청와대 제안 후 정치권은 사실상 곧바로 진정국면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우리당 제종길 의원실 관계자는 "청와대 발표로 상황이 종료된 줄 알았다. 지율 스님이 단식을 실제로 안 풀었다는 것을 몰랐을 뿐, 특별한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환노위 차원의 결의안 발의에 주력하기로 되어 있었다. 공동서명 제안자로 나서지 않았다고 말을 바꾸거나 갑자기 소극적이 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형주 의원실 관계자도 "특별히 입장 변화가 있다기 보다는 25일, 주도했던 단병호 의원은 상임위에도 안 나타나고, 사태에 적극적이던 제종길, 우원식 의원도 별 말 없어서 그냥 가만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26일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 조승수ㆍ단병호ㆍ노회찬, 민주당 손봉숙ㆍ이상열,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외에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30명 서명자 중 열린우리당 서명참가자는 임종인, 김원웅, 이상경, 제종길 단 4명이다. 오늘로 지율스님의 단식은 58일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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