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탱고의 본고장을 열광시킨 한국탱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탱고의 본고장을 열광시킨 한국탱고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19>

한국의 탱고 춤이 탱고 본고장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뒤흔들었다. 부에노스 시가 주최한 제2회 국제탱고경연대회(Campeonato Mundial de Baille de Tango) 스테이지부문에서 한국의 이한ㆍ한경아 조가 전체 2위를 기록하여 주최측으로부터 챔피언을 제외한 1등상을 받았다. 챔피언은 부에노스주 대표인 이반 로메로와 마르셀라 베스빠시아노 조가 차지했다.

<사진 1> 아니발 이바라 부에노스시장과 함께 한 이한씨와 한경아씨. 이바라 시장은 한국인들의 예술성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한ㆍ한경아 조는 지난 21일 오후 8시 부에노스시 수도국 실내 체육관 무대에서 가진 1개조 3분간의 개별 시연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해 관객들과 현지 언론들로부터 ‘사실상 챔피언’이라며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는 스테이지(무대)부문과 살롱(실내)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스테이지부문은 21일. 살롱부문은 22일 최종결승전을 가졌다. 스테이지부문에는 아르헨 국내 114개조와 외국 27개조 등 141개조(남여 각 1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14일부터 예선을 거쳐 이날 30개 조로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치렀다. 이ㆍ한 조는 15개조가 겨룬 최종결승전에서 완벽한 호흡과 기량을 과시, 탱고의 본고장인 부에노스 대회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ㆍ한 조는 살롱부문에도 최종결승전(12개 조)에 진출, 심판진들과 관중들을 매료시켰으나 2중 입상자 배제원칙에 따라 등위에는 들지 못했다.

21일과 22일 부문별 결승전이 치러진 수도국 실내체육관은 이틀 모두 3천5백여명의 관객이 입장해 입추의 여지가 없는 만석을 이루었다.

이ㆍ한 조는 이 대회에 앞서 지난 7월 3일과 4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제1회 아시아탱고선수권대회에서도 스테이지부문 2위를 기록, 그 부상으로 이번 행사기간(8.14-22) 부에노스 체재 호텔 숙박권을 받아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탱고는 진정한 남자의 감정 표출’**

이한ㆍ한경아 조는 포에버 탱고악단이 연주한 ‘Gallo ciego(눈먼 닭)’ 로 부에노스 수도국 스튜디오의 무대에서 아르헨티노들을 사로 잡았다. ‘Gallo ciego’는 아르헨의 아구스띤 바라디가 1938년에 작곡한 곡이다.

이ㆍ한 조는 3분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탱고춤으로 이 음악에 맞추어 남녀간의 사랑 얘기를 극적으로 표현해 내 심사위원들로부터 ‘표현이 새롭고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탱고 곡을 한국적 감각으로 재해석해서 표현한 것이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진2>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수도국 실내체육관에서 경연중인 이ㆍ한조.

이번 대회의 스테이지부문 채점기준은 춤의 기술이 아니라 음악과 남녀 출연자의 하모니에 포인트가 주어졌다. 출연자에게 춤 기술이 아니라 탱고적 에센스를 요구한 것이다.

이번 대회의 스테이지부문에는 일본의 10여개 조를 비롯, 독일ㆍ포르투갈ㆍ콜롬비아ㆍ칠레 등지에서 27개 조가 참가했다. 아르헨 국내에서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춤 도사’들이 114개 조나 참가해 각축전을 벌였다. 그 중에서 단 1개 조만 참가한 한국이 1등(통산 2등)상을 차지한 것은 이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ㆍ한 조의 연기에 매료된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으며 언론들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끌라린은 21일 밤 스테이지부문 시상식이 끝난 뒤 이씨가 수상소감에서 ‘진정한 남자의 감정을 표현하는 춤이 탱고’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며, 라 나시온도 이씨가 ‘내 감정은 탱고에 스며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이씨 커플의 탱고 춤 장면 사진을 문화면 톱으로 올렸다.

이씨는 컴퓨터 웹디자이너 생활을 하다 2001년 우연히 탱고에 발을 들여놓게 됐고, 파트너 한씨는 발레를 전공하고 뮤지컬 공부를 하다 탱고로 진로를 바꾼 케이스다. 아르헨 팀과는 물론이고 탱고 경력 10년 이상이 되는 일본팀과 비교해서도 이들은 초년병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7월 말 아르헨에 입국했으며, 내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그들은 이번 대회 성과로 한국의 탱고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 탱고 붐이 크게 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바라 부에노스시장 ‘한국인들의 예술성 놀랍다’**

“탱고야말로 굴뚝 없는 부에노스시의 최고의 산업이다”

아니발 이바라 부에노스 시장이 24일 오후 5시 부에노스시 정부 청사에서 제2회 탱고 국제대회에 상위 입상한 수상자들을 위한 환영 리셉션장에서 한 말이다.

<사진 3> 아르헨티나 관객들로 부터 탱고의 혼을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은 이ㆍ한조의 탱고 춤장면.

이 자리에서 이바라 시장은 “2년째를 맞고 있는 부에노스시의 탱고세계대회가 중남미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특별히 한국까지 참여를 하여 이제 명실공히 세계적인 대회로 발돋움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한국 탱고팀이 상위 입상한 것을 축하해 주었다.

이바라 시장은 필자에게“한국인들의 문화와 예술성을 높이 평가한다”며 부에노스 영화제에서도 한국의 영화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이바라 시장은 이어 “이제 처음 참가한 탱고에서마저 상위 입상을 하여 한국인들의 예술성을 아르헨티노들에게 입증을 한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바라 시장은 또 다음 대회에는 더 많은 한국인 탱고 무용수들이 참여해 챔피온을 차지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부에노스 국제 탱고대회의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떠오른 한경아씨에 대해 현장 취재를 한 현지 언론 기자들과 심판진들은 하나같이 한씨의 타고난 탱고인으로써의 자질을 높이 평가했다.

탱고 춤 속에 녹아 든 한과 열정을 외국인 그것도 동양인이 완벽하게 연출하여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부에노스 땅고 국제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한경아씨를 만나봤다. 이바라 시장의 환영 리셉션이 끝난 후 시청에서였다.

<사진4> 이번 대회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뽑힌 한경아씨의 멋진 탱고 포즈.

-1위 입상을 축하한다. 춤은 탱고가 처음인가.

“아니다. 세종대에서 클래식 발레를 전공했다. 취미로 살사를 추게 됐는데 탱고를 배워보라는 친구의 소개로 1년 반정도 배웠다.”

-이한씨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역시 친구의 소개로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서로 뜻이 통했다. 한국에서 이 분처럼 탱고를 추신 분을 만나보지 못했다. 사실 나는 뮤지칼을 공연하기도 했는데 이 분을 만난 후부터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탱고만을 추고 있다.”

-한국에서 느낀 탱고와 현지 아르헨티나 탱고가 다른 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모든 것이 너무 엉성한 것 같아 많이 실망을 했다. 그러나 현지 탱고 전문가들은 겉모양보다는 내면적인 면을 중시하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에서는 테크닉만을 중시하는 데 반해 현지에서는 탱고 에센스를 많이 따지더라. 다시 말해서 혼이 깃든 춤을 춘다는 것이다.

-본선과 예선을 거치며 현지의 탱고인들과 교류도 많았을 텐데.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열린 마음씨에 놀랐다. 우리의 입상을 마치 자신들이 상을 타는 것처럼 진심 어린 축하를 해주었다.”

-아르헨티나를 어떻게 보나.

“지금까지 준비를 하느라 정말 정신 없이 보냈다. 이제 좀 더 배우겠다는 자세로 현지의 탱고 선배들을 만나볼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르헨티나 현지에 와보니 한국에서 추는 탱고와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을 느꼈다. 이제 한국에서 한국에 맞는 탱고를 개발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은 셈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아르헨 탱고를 이벤트화 해보겠다.”

한 경아씨의 탱고 스승이자 파트너인 이 한씨와의 일문일답.

- 탱고를 배우게 된 동기는. 

”2001년부터 탱고를 시작했다 컴퓨터 웹디자이너로 회사에 다니고 있다가 우연히 컴퓨터에서 탱고 동영상을 보고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배웠는가. 

”처음에는 비디오를 보면서 혼자 따라 하다가 2001년 가을 캐나다 몬트리얼에 탱고 유학을 했다. 이어 그해 12월부터 5개월간 부에노스에 머물면서 탱고를 배운 뒤 귀국해서 탱고 레슨을 했으며 그러다 보니, 완전히 탱고에 빠지게 됐다.”

-이번 대회 성적을 어떻게 보나.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 다른 나라 선수가 우승을 다투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역시 탱고는 본 고장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르헨티나에서 배울 점이 많다.”

-일본 팀이 많이 참가한 것 같은데.

”10여개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7월 일본에서 아시아지역 대회를 개최했는데 그 때 우승한 팀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일본은 한 팀도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앞으로 계획은. 

”한국에 돌아가면 탱고 아카데미를 만들어 운영해 보려고 한다. 한국에도 탱고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 아르헨티나 교민출신인 공명규씨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사람은 대체로 자기만의 울타리를 치고 외부와 교류를 잘 하지 않으려 한다. 탱고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마음을 열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