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파동 등으로 세계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치러진 세계 5대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예상대로 부결되어 그의 선거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사진> 승리를 예견해서 일까. 지난달 말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아르헨티나의 키르츠네르 대통령 부처와 함께 축배를 들고 있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아르헨티나 대통령궁 공보실(사진은 '아르헨 대통령궁 공보실 제공'으로 12일부터 필자에게 대통령궁 공식 사진사가 촬영한 대통령 근황의 자료들을 기사에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임)
이로써 차베스 대통령은 오는 2006년 12월까지 자신의 임기를 지킬 수 있게 됐으며 나아가 3선과 4선의 길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차베스 대통령은 자신의 재신임이 확정된 16일 새벽(현지시간)’국민의 발코니’로 알려진 카라카스 대통령 궁의 발코니에 가족들과 내각을 이끌고 모습을 드러내고 “깨끗하고 투명한 승리를 선사한 신에게 감사한다”며 “오늘부터 빈곤과 독점적인 시장체제와의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진 유권자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패배하지 않았다. 누구나 우리와 반대되는 의견을 표출할 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이다. 우리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해 자신의 집권을 반대한 야당세력들을 포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차베스는 “나의 승리로 세계의 석유시장이 안정되었다”며 자신에게 표를 던져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진> 남미를 이끌어갈 동지임을 과시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와 키르츠네를 대통령. @아르헨티나 대통령궁 공보실
이에 앞선 15일 오전 투표장에 나온 차베스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3백여명의 투표감시단을 바라보며 “오늘 베네수엘라의 투표장은 명실공히 민주주의의 올림픽”이라며 미국의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한 남미 각국 정치지도자들에게 자신이 독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살펴보라는 제스처를 취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을 반대해 온 민주연합은 선거결과에 불복, 국내외의 반차베스 세력을 규합하여 이번 선거가 부정이 개입되었음을 증명하고 재탄핵을 길을 모색하겠다고 주장했으나 16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외국인 선거감시단장 격인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가 베네수엘라 국립선거심의회의 발표와 우리의 의견이 일치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특별한 부정행위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국민투표가 차베스의 승리로 끝나자 남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두 지도자들도 일단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급격한 지지도 하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아르헨티나의 키르츠네르 대통령도 차베스 파동으로 동반 추락 하는 것 아니냐는 설이 대두되기도 했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차베스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아르헨티나의 키르츠네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전면에 내세워 3인의 지도자가 미국과 IMF에 대항할 유일한 지도자임을 주장하고 중남미를 가난에서 구할 지도자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차베스의 재신임이 확정됨에 따라 남미 3인방의 IMF와 미국에 대한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반대로 남미에서 미국과 IMF의 영향력은 많이 퇴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 외채는 갚겠지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IMF의 간섭이나 통제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을 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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