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일간지 논설위원이 휴가 중 자신의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언론계에 적잖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모 논설위원 "미안해" 유서 남긴 채 자살**
이모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2일 저녁 8시50분께 자택인 서울 용산구 모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용산경찰서측은 "현재까지 사인은 추락에 의한 것으로 보이며, 고인의 시신은 주차하던 아파트 거주자에 의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 논설위원이 부인 앞으로 남긴 유서에서 "000(부인 이름), 미안해"라며 짤막하게 뒷일을 부탁한 점 등을 감안, 개인적 사정에 의한 투신자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인의 시신은 유족들에게 인도돼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으며, 발인은 오는 5일 오전 8시에 거행된다.
올해 쉰 살인 고 이 논설위원은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광주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80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지난 85년부터 줄곧 정치부 기자로 활동해 온 고인은 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취재해 와 동교동계 소식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고인은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 정치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충격' '경악', "어떻게 이런 일이…"**
가뜩이나 구조조정으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한 판에 고 이 논설위원의 자살 소식을 접한 한국일보 편집국은 충격을 감추치 못하는 분위기다.
입사 동기인 한 관계자는 "최근 개인적인 자리를 갖지 못해 어떤 고민을 해왔는지 알 수 없어 더욱 답답한 심정"이라며 "고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황당함에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비통해 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회사 사정과 연결 짓는 물음들도 있으나 이는 한국일보 모든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인 만큼 직접적인 자살동기가 될 수 없다"며 "더군다나 편집국 또는 논설위원실은 회사측으로부터 현재까지 어떠한 퇴사 압력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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