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이렇게 농성하실 겁니까."
"정부가 파병 철회해야 농성 풀죠."
29일 오후 이수호 위원장 면담을 위해 농성장을 찾은 김대환 노동부장관의 '농성 중단' 권유에 김 대표는 "파병 철회가 먼저"라고 답했다. 이날 연예인 홍석천씨도 파병반대 릴레이 단식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농성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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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대표-이수호 위원장 건강 악화**
김혜경 대표가 "91년 30일간 단식해 본 경험도 있고 괜찮다"고 하자 김 장관은 "이제는 민주노동당의 대표이신데 예전과 다르지 않냐"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김 대표는 "지금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전범국가가 되느냐 아니냐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답하자, 김 장관은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정책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끝을 흐렸다.
연신 '괜찮다'며 손사레를 쳤지만, 7일째 단식중인 김 대표의 안색은 눈에 띄게 나빠졌다. 농성한다고 살인적인 더위가 피해갈 리도 없다. 29일 정오 천막 안은 37도까지 올라갔다.
정부의 직권중재 결정에 항의, 9일째 단식 농성중인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마디 한마디 하기가 힘에 겨운 상황이다. 이영희 민노당 최고위원도 '당뇨로 단식 강행은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은 상태.
이승헌 농성단 상황실장은 "김혜경 대표의 건강상태는 물론이고 이수호 위원장도 부정맥이 있어 위험하다"며 "의사들의 경고에도 본인들은 쓰러질 때까지 강행하겠다는 뜻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혈압약을 7개월동안 복용해 온 김 대표는 28일부터 혈당이 떨어져 효소약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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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우리당에 대한 기대 컸는데, 지금은 너무 실망"**
이날 오후 단식농성장에는 연예인 홍석천씨가 릴레이단식에 참여하기 위해 동참했다.
홍씨는 "지난 총선 때 정당은 민노당을 찍었지만 지역구는 열린우리당 후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우리당에 대한 기대가 컸었는데 지금은 너무 실망했다"며 "그런데 민노당의 정책이나 행동 방향이 저와 일치해 잠시나마 이렇게 단식농성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농성이지만, 치다보면 바위가 깨질 수도 있다고 믿는다"며 "김선일씨 사건을 가십처럼 대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며 굉장히 충격 받았고 파병과 전쟁의 부당함을 더 알려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반전에 대한 신념을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안타까움을 표하는 홍씨에게 "노 대통령이 적어도 11월달 미국대선을 보고 고려해보겠다는 말만 했어도 이렇겠까지는 안했을 것"이라며 "파병은 말로 해서는 안 되는 문제로 국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정부는 꼼짝도 안한다. 홍석천씨도 연예인들도 나서서 이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영희 최고위원은 "이 농성이 파병을 물리적으로 막을 순 없겠지만, 이런 움직임이 계속돼야 11월 연장동의안 통과 여부의 시기가 올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 수원, 서울 성동 민주노동당 지구당 등이 이미 단식 천막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29일에는 인천, 안양지구당도 농성을 시작하는 등 단식농성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광화문 농성장에는 오종렬 민중연대 의장이 단식에 합류, 22명이 단식중이며 31일에는 문규현, 문정현 신부가 합류한다. 릴레이 단식 참가 및 지지방문에는 2일 홍세화, 3일 정태춘, 4일 민족문학작가회의 작가들, 5일 영화배우 오지혜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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