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 부실감사'로 국회에 불려온 전윤철 감사원장이 “카드사태의 책임은 분수를 넘어 (카드를) 사용한 국민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4백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며 한국 경제를 침체의 늪에 빠뜨린 카드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책임을 국민에게 넘겨버리는 모양새다.
***“카드 대란, 1차적 책임은 카드사용자에게 있다” **
전 원장은 2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 `카드대란' 특감 결과 및 금융기관 감독실태 감사결과를 보고하고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카드사태의 책임을 전부 정부책임으로 몰고 가니까 안타깝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 원장은 또 ‘감사원에서는 신용카드 이용자가 경제위기 불렀다고 알아내기 위해 감사했냐’는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의 질문에도 “신용카드 대란의 1차적 책임이 카드사용자에 있다고 결론내린 감사방향은 옳았다”고 답했다.
전 원장은 “카드사에서 카드를 발급해 줄 때 일정한 신용과 소득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카드사와 감독기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소유 동기를 누가 가졌냐. 소비자가 가지지 않았냐. 책임의 전체를 물을 수는 없겠지만 소비자가 책임을 비껴갈 수도 없다”고 강변했다.
***“내수진작 안했으면 마이너스 성장 지속됐을 텐데”주장하기도**
카드 대란의 1차적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긴 전 원장은 ‘카드 남발책’으로 내수 진작을 꾀한 DJ 정부 시절 경제정책을 적극 옹호해 눈길을 사기도 했다.
전 원장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갚을 능력이 없는 국민에게 돈뭉치를 쥐어주는 것은 국민을 신용불량자로 내몬 정책”이라며 DJ 정부의 신용카드 정책을 혹평하자, “정부가 카드정책이나 부동산 경기 활성화 같은 내수 진작 정책을 안 썼으면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됐을 텐데 이같은 경제 악순환이 계속돼도 좋다는 전제로 하는 말이냐”며 DJ정권의 카드-아파트 투기부양책을 적극 옹호하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핏대'라는 전 원장의 별명이 왜 붙여졌는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에 노 의원이 “정치적 목적하에 진행된 경기 부양책에 서민들만 희생당했지 않냐”고 맞받아치자, 전 원장은 “그러면 내수가 꺼졌을 때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정치권의 온당한 태도냐”고 반박했다.
“카드 현금서비스 이용한도를 폐지한 이헌재 당시 금강위원장이 신용불량자 양산의 가장 큰 책임자”라는 노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 원장은 “사후 보완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감독당국의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내수 자극해서 경기부양하는 정책을 안 썼으면 그야말로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맞받아쳤다.
*** ‘제척규정’ 위배 논란도**
‘카드특감’ 감사 기간에 해당됐던 2002년 당시 재경부 장관으로 재임됐던 전 원장이 감사위원으로 활동한 데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감사원법 제 15조에는 ‘감사위원은 자기와 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한 심의에 관여할 수 없다’는 제척규정을 두고 있다”며 “본인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에 대한 감사에 직접 관련한 것은 감사의 독립성을 심히 훼손했고 따라서 그에 따른 감사결과는 원천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독립적인 제 3자에 의한 공정한 감사 내지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전 원장은 “수익적 처분을 받았거나 제재조치를 받고도 감사위원이 되는 것은 문제지만 일반적 정책사안에도 관여하지 말라는 것은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며 전면 반박했다.
전 원장은 “과거 감사위원에는 판검사 출신도 많고 경찰 출신, 재경부 출신, 학자들이 거쳐갔는데 그런 분들이 과거 자문위원으로 나가서 도와주거나 여러 정책결정에 관여한 경우도 있지 않냐”며 “내가 그런 시비에서 자유롭지 않을지 모르지만 재임시절 카드시장 건전성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내 스스로는 떳떳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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