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석 비교섭단체에 대한 벽은 높았고, 초선 의원 10명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이 23일 오전 '상반기 의정활동 평가 워크샵'을 열고 혹독한 자체 평가를 내렸다.
***"상반기, 국회 운영 배우는 시기였다"**
심상정 의원단 부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상반기는 10석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비교섭단체라는 제도적 한계 속에서 국회 운영 전반에 대한 학습과 적응이 이뤄진 시기였다"며 "솔직히 민주노동당의 트레이드 마크인 개혁의제 선점도 기대에 못 미쳤고, 현안 대응력이 떨어져 쟁점에 적극 개입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노동당의 모토인 '거대한 소수'가 아닌 '준비안 된 소수'였음을 인정한 셈이다.
의원들이 전원 초선으로 의정활동 경험이 전무하고, 비교섭단체로서 정보 획득에 한계가 있는 데다가, 당 내부에서는 정책위의장 선출이 늦어지는 등 '의정지원 시스템 이 거의 가동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로 인해 신행정수도 문제가 한참 쟁점이 됐을 때도, 원칙적 입장 외에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심 부대표는 "이런 한계도 있지만 비정규직, 장애인 이동보장, 민생3법 발의 등으로 국회내의 민생ㆍ진보 이슈를 제기하고, 이라크 파병 철회, 국회 개혁과제등을 쟁점화 시킨 것은 정치세력으로서의 민주노동당을 분명히 각인시킨 성과"라고 자평했다.
***"야당과의 정책적 공조, 앞으로 얼마든지 가능"**
심 부대표는 연이은 '한나라당과의 공조'에 대해서도 "'정책적' 공조는 소수정당의 원내 정치활동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얼마든지 할 것"이라며 "우리당이 '민노당이 그 선은 절대 못 넘을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우리당의 2중대도 아닌데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심 부대표는 "친일진상규명법, 국보법 등의 문제는 열린우리당 개혁파와 함께 하는 등 진보적 의제에 대해서는 '현실화'를 목표로 동조세력과 최대한 함께하지만, 야당 공조가 민주노동당의 가장 중심적인 전략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심 부대표는 또 "양당 초선의원들이 오히려 민노당 의원들이 부럽다면서 '국회 내 농성도 하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살지만 우리는 지도부가 정해버리면 논의 끝'이라고 말할 정도로 국회 내 의사 구조는 교섭단체의 지도부 중심적"이라며 "그러나 이라크 파병 대응처럼 '과제'를 중심으로 한 개별 의원 연대 경험을 누적시켜 나가면 소수정당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심 부대표는 하반기 활동방향에 대해 "교섭단체 특권폐지로 원내 정치공간을 넓히고, 사회각계각층이 함께하는 '참여형 국감' 추진으로 시민사회단체와의 정책 네트워킹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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