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합참 정보참모본부장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NKK관련 정보를 의도적으로 흘린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21일자 사설 등을 통해 "이는 청와대가 북한의 내부분열 책동에 말려든 것"이라며 일제히 강하게 반발했다.
***조선, "집권측 피해의식으로 버림받은 군"**
조선일보는 21일자 <누가 국군을 분열시키고 모독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윤광웅 청와대 국방보좌관의 발언과 관련,"언론이 국론과 국군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윤 보좌관의 말은 언어도단"이라며 "정작 국군을 모독하고 국군 분열 책동을 하고 있는 것은 '지금 준장에서 소장 사이는 군부 정권 시절에 지도력을 키워 온 사람'이라고 말한 집권당"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또 "청와대는 북한 함정과의 교신내용이 보도되자 지레 짐작으로 기밀이 유출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무지의 소치"라며 "남북 함정간 교신은 '국제 상선 통신망'을 통해 하는 것으로 누구든지 시설만 있으면 들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양상훈 조선일보 정치부장도 <버림받은 군> 제하의 칼럼을 통해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은 '군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집권측의 피해의식에 있다"며 "여기엔 현 정부가 남북 군사회담을 통해 서해상 남북 핫라인 개설을 이뤄냈는데 군이 내심 불만을 품고 이를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짙게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양 부장은 또 "청와대와 집권당이 북한은 놔두고 아군만 비난하고 있는 것은 이런 피해의식, 의구심 이외에 지금 정부가 추진 중인 모종의 대북정책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설명한 뒤 "군 통수권자와 이미 '햇볕군대'화돼 있는 군이 마치 맞먹는 멱살잡이를 하는 듯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냉소했다.
조선일보는 또 3면 상자기사에서 "윤광웅 보좌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일부 기밀이 유출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그러나 본지와 일부 언론이 보도한 남북한 해군간 무선교신 내용은 군사기밀이 아니다. 일반상선도 들을 수 있는 국제상선 공용통신망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장성의 말을 빌어 "교신내용은 분명히 비밀이 아니며, 지난 14일 남북한 함정간 교신은 일부 여객선에서도 청취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 "靑-軍 오해 풀면 될 일, 왜 목청 높이나"**
중앙일보는 청와대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 조선일보와는 달리 강온 양면의 보도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는 21일자 1면 머릿기사를 통해 "원래 군 당국의 상급기관 보고는 작전 상황보고의 경우 즉시 하지만 시간이 걸이 걸리는 분석보고는 사후에 하는 것이 관례"라며 "이번 사건은 실무선에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며칠에 걸쳐 분석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북한이 먼저 전통문을 보내와 청와대와 군 간의 오해가 증폭됐다"고 이번 사태의 근원을 '오해'로 해석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사설 <청와대-군 갈등 빨리 수습해야>에서는 "사건의 본질은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이며, 해군이 이를 현장에서 적절히 대응해 해결된 사건"이라며 "따라서 군 통수권자는 해군의 작전에 대해서는 치하를 하고, 보고를 누락한 것에 대해서는 차후에 조용히 이유를 밝혀 책임을 물을 일이면 책임을 지우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중앙일보는 또 "이런 간단한 일을 가지고 왜 목청을 높여 조사를 하느니, 통수권에 대한 도전이니 하는 말로 분란을 일으키는가"라며 "우리의 이러한 내부분열은 북한이 바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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