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과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비정규직 문제'을 두고 엇갈린 입장 차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단병호 "노동부가 앞장서서 비정규직 확산"에 김대환 "단 의원이 잘못 이해"**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14일 대정부질의에 참석, '비정규직 차별시정' 방법을 묻는 단병호 의원에 "비정규직은 현재 존재할 수 밖에 없고 다만 폐해를 없애나가자는 입장"임을 전제한 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차별을 먼저 줄이고 보호법안을 마련하겠지만, 민간부문의 차별에 직접적 강제수단이나 개입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단 의원이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노동부안에 의하면 '사용자가 마음만 먹으면 일상업무에도 기간제 고용이나 파견업체 파견을 할 수 있고, 근로계약 한도기간이 2년이 지나도 근로자만 교체하면 문제 없다'"고 따져묻자, 김 장관은 "사용자의 비정규직 사용을 무제한 허용하는 것이 아닌데, 단 의원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단 의원이 "전혀 잘못 이해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파견업종 확대하고 있지 않나"고 반박하자, 김 장관은 "노동시장 변화와 관련해 파견 범위를 다소 확대하고 있지만, 대신 불법파견에 단속 권한을 명문화하고 차별구제신청 기구를 만들어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단 의원은 이에 "파견근로자 범위를 확대하면서 단속을 통해서 불법파견을 막는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쏘아붙였다.
***단병호 "정부가 주 5일제를 두고 한편의 사기극 연출 아니냐"**
단 의원은 또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주5일제 방침이 대체 뭐냐"며 "주 40시간제가 강조되면서 주 5일 7시간, 토요일 5시간 근무' 등 주5일제의 취지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그런 경우는 병원이나 지하철 등 일부 사업장에만 해당되는 일"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순조롭게 자리잡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단 의원은 "지금 서울 지하철등에서는 주 5일제와 인력충원 문제를 두고 자칫 파업까지 갈 수 있다"고 말하자, 김 장관은 "노사가 자기 주장만 해서 그렇지 객관적 현실을 놓고 보면 충분히 타협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단 의원이 멈추지 않고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주5일제 시행으로 휴일을 줄여놓고 뒤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니, '정부가 한 편의 사기극을 연출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주5일제 전제없는 주 40시간제는 문제가 많다"고 재차 몰아세웠다.
***김대환 "주 5일제 아직 정착 안됐을 뿐"**
이에 김 장관은 "사기를 쳤다는 발언은 인용을 했다 하더라도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에 동떨어진 발언"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한 뒤, "완전히 정착 안됐을 뿐, 나름대로 노력해왔다. 평가를 제대로 해달라"고 답했다.
이에 단 의원은 "평가는 상대적인 것"이라며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산하기관은 법만 만들어놓고 주5일제에 대한 정부 충원 예산증액 계획이 없다. 이는 주 5일제 실시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압박하자 김 장관은 "준비를 전혀 안한 것은 아니"라며 "광주지하철 등 일부 공공부문에서 인력증원 합의 이뤄진 부분도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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