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함께 남미의 축구 맹주임을 자처하던 아르헨티나가 최근 발표된 FIFA 랭킹에서 미국과 멕시코에 이어 11위를 차지하자 아르헨니나 열성 축구팬들은 ‘대표팀을 맞고 있는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을 갈아 치우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 10여년 간 아르헨 국가대표팀은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 국제 축구계에서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AFA)는 이를 의식한 듯 아르헨티나 최고의 명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카를로스 비안치 감독을 페루로 급파했다. 명목은 비안치 감독이 멕시코의 한 TV중계팀의 해설자를 맡아 개인적인 출타라고 발표했으나 비엘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아메리카 컵에서 성적이 시원치 않으면 대표팀 감독을 대회 중간이라도 경질 할 것이라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새롭게 대표팀 물망에 오른 카를로스 비안치 감독은 우승 제조기로 널리 알려진 명장으로 그가 맡았던 2류팀인 벨리스 사스필드를 단박에 아르헨 1부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아르헨 명문 보까 주니어스를 이끌고 지난해 국내 우승은 물론 일본에서 열린 도요타 컵을 차지해 보까 주니어스를 일약 세계 제2의 클럽으로 만들기도 했다. 비안치 감독은 최근 보까 주니어스를 사임, 아르헨 축구협으로부터 사전에 대표팀 감독에 대한 어떤 언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등 그가 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에 몰린 비엘사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여 아르헨티나 축구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그의 경질설은 지난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예선리그 탈락 때부터 끊임없이 나돌았다. 그가 대표팀을 맡고부터 아르헨티나는 국제무대에서 한번도 내세울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을 두고 아르헨티노들은 그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시했었다.
***에콰도르 감독 ‘현대 축구에서 더 이상 변방은 없다’**
비엘사 감독은 7일(현지시간) 첫 상대인 대에콰도르전에 하비엘 사네티, 로베르토 아잘라, 후안 소린 등 국제경기 경험이 많은 백전 노장들을 수비수로 포진시키고 지난 2001년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이였던 사비올라 선수와 달래산드로 선수를 공격 최전방에 내세울 것이라고 스타팅 멤버를 발표했다. 비엘사 감독은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우는 재간동이 카를로스 테베를 교체멤버로 대기시켜 놓고 사비올라나 달레산드로의 공격이 시원치 않을 경우 언제라도 테베 선수를 투입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전력상 열세를 면치 못하는 에콰도르의 볼리죠 고메스 감독은 “현대 축구에서 더 이상의 변방은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고메스 감독은 “역사적으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아메리카 컵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유럽의 약체 그리스가 강호들을 연파하고 유럽 컵 주인이 된 것을 예로 들면서 “우리 역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팀이다. 우리라고 아르헨티나를 이기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이웃 라이벌인 브라질에 세계1위 자리를 내주고 톱10 자리에서까지 밀려나 자존심을 구길 대로 구긴 아르헨티나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건곤일척의 마지막 승부를 건 아메리카 컵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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