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대륙을 후끈 달구는 ‘코파 아메리카(아메리카 대륙 컵)’축구대회가 한국의 백두산 정상보다 더 높은 고산지대인 페루의 리마 치클라죠 국립경기장에서 개막됐다. 아메리카 컵 대회는 지난 1916년 아르헨티나에서 제1회 대회를 치른 이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가대표팀간의 국제 대회로 기록된 유서 깊은 축구 대제전이다. 역대 전적은 아르헨티나가 11번의 우승으로 선두이며 우루과이가 10번째 우승컵을 차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전 세계 130개 나라에 TV로 생중계 되는 이 대회가 열리면 남미보다 유럽의 축구 비즈니스계가 바빠지기 시작한다. 남미 오지에서 숨은 진주를 발견, 유럽시장으로 스카웃하여 2~3년동안 몸값을 불려 수천만 달러에 팔 수 있는 ‘물건’을 찾기 위해서다.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지난 97년 이 대회를 통해 유럽시장에 알려졌고 유럽시장에서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천문학적인 몸값을 기록한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럽의 빅리그 스카우터들이 유독 코파 아메리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남미에서 무명의 유망주를 찾아내면 비교적 헐값에 사들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유럽시장에서 이름이 알려지면 수천만달러의 이적료를 챙기고 다른 클럽에 넘길 수 있다. 한마디로 엄청나게 남는 장사라는 계산에서다.
반면 이미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 유럽시장에서의 선수 스카웃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남미 각국의 축구협회들도 가능하면 기존에 이름이 알려진 값비싼 선수들보다는 신인 유망주들을 대표팀에 대거 기용하여 세계시장에 자국 선수들을 알리려 노력을 한다. 자국의 선수가 유럽 시장으로 팔려 나가면 협회측도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포츠행사의 개념을 떠나 흥행 비즈니스로 떠오른 세계 축구계에서 ‘코파 아메리카’야 말로 양질의 축구상품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빅리그에서 남미선수들을 빼 버리면 빅리그가 무너진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이를 잘 증명해 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중남미 12개국 대표팀들과 유럽축구계 인사들은 경기의 승패보다는 어떤 선수가 이 대회 최고의 선수로 떠 오르느냐에 벌써부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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