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조선일보와 자회사들이 이 시장을 홍보해주는 기사를 잇따라 실고 서울시는 기사가 실린 잡지를 다량 구매해 배포하는 '특별한 거래'를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시민단체, “권력 밀월관계 걷어치워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은 29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서울시와 조선일보사 간의 ‘특별한 관계’를 뒷받침하는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는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서울시는 시민들의 혈세를 어떤 기준으로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이 발행하는 매체들을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언련은 이와 관련해 서울시를 상대로 정보공개도 청구했다.
문화연대도 지난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서울시와 조선일보의 개발독재 밀월 고리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많은 문제점과 시민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서울시의 정책에 대해 찬양조로 일관한 이들 잡지를 시민의 세금으로 다량 구입해 무료 배포한 것은 과거지향적 세력들의 추악한 몸부림”이라고 비판했다.
문화연대는 또, 성명에서 △서울시의 특정 수구신문과 결탁한 시장 홍보.선전 프로그램 중지와 그 내용 공개 △조선일보의 권-언 유착 중지 등을 촉구했다.
***조선일보·주간조선·월간조선, 잇따라 서울시 특집**
이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조선일보의 자회사인 <월간조선>은 지난 6월 3일자로 발행된 계간 <월드 빌리지> 여름호에서 ‘1000년 수도 서울’을 주제로 8면에 걸쳐 이명박 서울시장의 홍보 인터뷰를 실었다. <월드 빌리지>에는 이밖에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에 대한 홍보 기사와 함께 서울시 관계사의 광고 등이 게재됐다. <월드 빌리지>는 심지어 기사 끝부분을 서울시의 로고로 마무리하는 ‘특별 배려’를 하기도 했다.
<주간조선>은 또, 지난 6월 10일자로 발행한 환경특집호에서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해 <“청계천, 물고기 노니는 생태하천 만들겠다”> 제하의 이 시장 인터뷰와 <2005년 청계천...이렇게 달라져요> 등의 서울시 관련 홍보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가 벌이고 있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후원사인 조선일보는 지난 5월 3일자에 <잔디밭서 일광욕…“유럽이 안 부럽네”> 제하의 홍보 기사에 이어 5월 7일자에도 <주말 시청주변은 작은 지구촌> <밤의 축제 보고 싶으면> 등의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이를 ‘교통혁명’ 등으로 평가하는 기사를 게재해 왔다.
조선일보의 또다른 계열사인 디지틀조선은 지난 5월 9일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4 축제의 밤’ 행사를 조선닷컴을 통해 생중계하기도 했다.
***서울시, 주간조선·월간조선 등 구입해 무료 배포**
조선일보와 계열사들의 이같은 홍보 기사에 대해 서울시는 관련 잡지 등을 시 예산으로 구입한 뒤 이를 각급 학교와 관공서 등에 무료 배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서울시는 <월드 빌리지> 5천부를 한 부당 1만원씩 모두 5천만원어치를 사들인 뒤 일선 동사무소 민원실에 비치하고, 일부는 시정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에게 일괄 배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또, <주간조선>의 경우 모두 1천부를 시 예산으로 구입해 일선 초·중등학교에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당시 <주간조선>을 무료 배포하면서 “제9회 환경의 날을 맞아 주간조선 환경특대호가 발매돼 환경교육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환경교육 교재로 유용하겠다고 생각돼 주간조선을 보내드리니 활용해주기 바라며 우리 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초환경시설 견학프로그램에도 많이 참여해주기 바란다” 등의 내용이 적힌 안내문도 함께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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