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동안 공전을 거듭하던 국회가 국민의 따가운 눈총에 굴복, 원구성협상을 타결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29일 긴급 대표회담을 갖고 ▲법사위원장은 한나라당 몫 ▲법사위원 정수는 홀수 ▲15일 본회의를 열어 예결위 상임위화에 대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 등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타결했다.
열린우리당은 운영, 예결, 정보, 문광, 행자, 통외통, 국방, 정무, 건교, 보건복지, 윤리위원회의 위원장을 차지했고, 한나라당은 법사, 재경, 농해수, 산자, 환노, 과기정, 여성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대신 법사, 재경, 문광, 교육, 운영, 윤리위원회는 정수를 홀수로 해 열린우리당이 과반이상을 차지하는 상임위원회가 됐다.
이처럼 상임위원장을 열린우리당 11석, 한나라당이 8석을 차지하면서 싹쓸이해, 비교섭단체 상임위원장을 요구했던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한나라당이 강력요구했던 예결위 상임위화는 원구성 직후 국회개혁특위에서 논의한 후 국회법 개정안을 내달 15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여야는 17대 개원국회가 끝나는 4일부터 15일까지 임시국회를 열어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의 일정을 진행키로 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대한 대응 등 국가적 난제가 산적해 있고,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면서 "국회가 여야간 타협을 존중한다는 것을 전제로 법사위를 야당에 양보했다"고 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국회가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원구성을 빨리 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첨예한 대립과 당리당략을 떠나 큰 틀에서 어려운 양보를 했다"며 "다수당의 독주 방지 차원에서 법사위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타결된 원구성 협상은 정수가 홀수이긴 하지만 법사위원장을 맡게 된 한나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타결됐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한나라당의 "예결위 상임위화의 시한을 못 박아야 한다"는 주장도 15일 본회의 처리로 관철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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