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23일 지난 5월30일 김선일씨 피납설과 관련, "확인이 안된 추정"이라고 말한 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무장단체가 김씨를 억류하고 있다는 방송이 난 뒤에서야 납치된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반 장관은 주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최영진 차관이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납치 일정에 제보받은 것은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으로부터인데 처음에는 6월17일 납치된 것 같다고 했다가, 어제(22일)에는 6월15일, 그리고 오늘은 5월30일이라는 진술까지 나왔는데, 최종 진술이 가장 정확하다고 파악된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김천호 사장 증언 신뢰성 떨어져"**
반 장관은 이날 김원기 국회의장을 방문해, "김천호 사장이 5월30일에 김선일 씨를 마지막으로 본 것 같다고 했고, 그 이후에 핸드폰으로 통화를 시도했는데 안됐다고 했다"며 "그 뒤 방송이 난 6월21일 김 사장이 주한 이라크 공관을 찾아와 '17일에 김선일씨가 납치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 장관은 "김 사장이 그 사이에 자구노력을 한 것 같은데, 너무 황망하고 놀래서 말을 자주 번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반 장관은 미국의 피랍사실 인지 시점에 대해서 "미국 정부도 CNN에서 방송을 본 뒤에 피랍사실을 알았다"며 "이는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언론에서 미국이 사실을 알고서 은폐했다고 하는데, 미국으로서도 방송을 보고 알아서 답답했을 것"이라며 "미국을 관여시켜 난처하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카타르 교민들은 이미 김씨의 피랍사실을 5월 30일경부터 알고 있었다는 증언에 대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한 뒤 "여러 얘기가 너무 추측성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장관은 "이라크 내에 공공기관 14명, 상사 38명, NGO 9명, 특파원 10명 등 현재 71명의 교민이 체류하고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신변안전을 강력히 종용하고 이라크에서 철수하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살해목적 있었던 듯"**
반 장관은 김씨를 납치한 테러 조직에 대해서 "알카에다와 관련된 극악한 단체로 추정된다"며 "처음부터 살해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로 단시간 내에 피살됐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어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인맥, 미국이나 중국 등 우방이 알려준 인맥, 서희ㆍ제마 부대의 인맥, 이라크 종교지도자나 성직자 등 여러 루트를 통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시간이 상당히 제약돼 있었다"며 "끝내 피살된 것을 비통하게 생각하고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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