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열리는 이해찬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는 '개혁성'을 부각하려는 열린우리당과 교육부 장관 재직 시절의 '실정'을 폭로하려는 한나라당 사이에 일대 격전 양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열린우리당, 정책 평가하되 한나라당 흠집내기는 단호 대처**
프레시안이 지난 22일 입수한 두 정당 인사청문위원들의 교육인적자원부 자료 요청 목록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은 주로 이 내정자의 장관 재직 때 추진된 교육정책에 초점을 맞춰 평가를 내리되 국정 2기의 핵심이 '개혁'에 있는 만큼 '개혁총리'의 가능성을 집중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김현미 위원은 △교원 정년 단축 △전교조 합법화 △특기 적성교육 △연도별 학생들의 학력수준 등의 자료를 요청해 놓고 있다. 김 위원의 이같은 자료요청은 당시 추진된 정책의 배경을 청문회장에서 세세히 밝혀 이 내정자의 교육정책을 평가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이 내정자의 교육정책이 문민정부 시절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과 맥이 닿아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은 또, 이군현 전 한국교총 회장이 한나라당측 인사청문위원으로 참석하고, 오랫동안 국회 교육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해 왔던 김정숙 의원이 외각 지원 사격에 나선 점을 감안, 보다 공세적인 입장도 취할 전망이다.
실제로 정봉주 위원은 이번에 △지난 95년 '5.31 교육개혁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추진 상황 △대통령 자문기구였던 새교육공동체의 위원 명단과 제출 보고서 일체를 요구해 놓은 상태다.
'5.31 교육개혁안'과 새교육공동체는 이 내정자가 장관에 임명되기 이전에 당시 교육정책의 근간을 확정했던 주요 정책과 입안 주체로서 한나라당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현 박세일 의원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정 위원측은 당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었던 박 의원이 '5.31 개혁안'이 만들어지는데 깊이 관여했고, 따라서 이 내정자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는데 있어 필수로 등장하게 되는 '5.31 교육개혁안'으로 방어와 공략을 동시에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내친 김에 박 의원을 이번 인사 청문회 참고인 자격으로 요청해 놓고 있다.
이주호 한나라당 인사청문위원도 지난 94년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재직할 당시 '5.31 교육개혁안' 마련에 간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장관 재직 시절 언행·개인비리 여부 초점**
반면, 한나라당은 주로 이 내정자의 장관 재직 시절 언행과 개인비리 등을 캐는데 초점을 맟추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 공동요구 목록으로 △이 내정자의 장관 재직시 회의 참석현황·발언록 △장관시절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 자료 △장관 재직시 비서실 근무자의 인적사항, 현 근무처 △장관 판공비 사용내역 등을 요청해 놓고 있다.
전재희 위원은 여기에 덧붙여 이 내정자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구 지역의 98년부터 99년까지의 초·중·고 신규 시설신축과 증개축을 비롯한 시설물 지원투자 등의 재정지원현황 자료도 요청했다.
이주호 위원은 교육부에 지난 94년부터 2003년까지의 △국공립대 신입생 학사경고 현황 △국립대 연도별 수시·정시 재학생 졸업생 입학 인원 △수능 평균성적과 상위 50%의 평균 성적 등을 요청하고 있어 이른바 '이해찬 세대'의 학력저하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 가장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군현 위원의 요청자료는 교육부 관계자들조차도 의아해 하고 있다. 이 위원이 이 내정자와 관련한 다른 자료의 요청을 모두 제쳐둔 채 모두 10개 항목에 걸쳐 CS(학교종합 정보관리시스템)와 관련한 자료만 집중적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CS는 교육부가 지난해에 일선 학교에 도입하려다 전교조 등의 반대에 부딪혀 공전하고 있는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이전의 기존 학교 정보관리시스템이다.
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CS가 일선 학교에 도입된 것은 지난 95년부터 97년 사이로, 당시는 안병영 현 교육부총리가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기였다"며 "우리도 이 위원이 무슨 생각으로 이같은 자료를 요청했는지 자못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번 인사 청문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현 안병영 교육부총리의 참석을 요청했으나 안 부총리는 당일 울산에서 열리는 사교육비 대책 관련 강연회 참석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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