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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회 “탄핵방송 편향” 보고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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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회 “탄핵방송 편향” 보고서 논란

언론 현업단체 즉각 반발, 방송위 “의견청취뒤 결론”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지상파 방송3사가 방영한 각종 뉴스·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대해 학계가 편향적이었다는 의견을 제출하자 언론 현업단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언론학회 “방송3사 탄핵보도 불공정”**

한국언론학회(회장 박명진·서울대 교수)는 지난 9일 방송위원회에 제출한 ‘대통령 탄핵 관련 TV 방송내용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 3월 12일~13일 이틀 동안의 뉴스특보·속보, 14일부터 1주일 동안의 정규뉴스·시사교양 프로그램 등 모두 96시간에 이르는 탄핵 관련보도를 분석한 결과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방송위원회 산하 보도교양 제1심의위원회(위원장 남승자)는 지난 3월 24일 열린 심의회의에서 한나라당 등이 ‘시청자 불만’으로 제출한 방송3사 탄핵 관련보도의 편파성 문제제기에 대해 “탄핵 관련 방송은 중요한 역사적 사실로, 이미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는 등 그 민감성을 감안해 보다 정교한 분석결과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따라 관련 학회에 분석을 의뢰하도록 방송위원회에 건의하고, 심의위는 이를 토대로 이번 탄핵 관련 방송이 공정했는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보도교양 제1 심의위원회는 한국언론학회에 의뢰했던 보고서가 제출됨에 따라 오는 16일 다시 회의를 열어 방송3사의 의견진술을 들어본 뒤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뉴스는 ‘인터뷰’, 시사프로는 ‘앵커멘트’ 가장 편향**

한국언론학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뉴스의 경우 각종 시민 인터뷰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사회자인 앵커의 멘트에서 가장 편향성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한국언론학회는 보고서에서 “전체 977건의 탄핵 관련 뉴스 아이템 가운데 16.4%인 160건에 해당하는 뉴스만이 탄핵을 ‘갈등적 이슈’로 다루었다”며 “이는 방송 뉴스가 전반적으로 탄핵 사안을 충분히 ‘갈등적’으로 다루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시했다.

한국언론학회는 또, △사회적 갈등 뉴스는 심층적으로 보도해야 함에도 이번 탄핵 관련 방송뉴스는 단순보도가 전체의 67.1%를 차지했고 △자막 사용도 461개의 관련 아이템 가운데 30.2%가 탄핵 반대 진영의 주장 요지를 담았으며 △특히 시민 여론 반응을 다룬 인터뷰에서는 탄핵 반대가 평균 1.01개였던 반면 탄핵 찬성은 0.26개로 4배의 차이가 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언론학회는 “고의적으로 탄핵 반대 집회 등의 화면을 자주 사용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체 시각적 정보를 제공했던 뉴스 아이템 가운데 2.2%인 21건만이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화면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논란이 됐던 기자 리포팅의 불공정성에 대해서도 “3.9%만이 특정 정파에 기우는 논평을 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기자의 논평이 대체로 ‘균형적이거나’ 또는 ‘양시양비론적인’ 성격을 띠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는 앵커멘트, 리포트, 출연자 발언, 인터뷰 등에서 편향성이 있었던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앵커멘트의 경우 방송3사를 통틀어 탄핵에 대한 중립적인 앵커멘트가 116건(80.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탄핵 반대를 두둔하는 앵커멘트는 27건(18.8%)이었던 반면 탄핵 찬성을 두둔하는 앵커멘트는 SBS의 단 1건만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언론학회는 “탄핵 방송과 관련해서 방송의 건전한 여론 형성 기능을 방해한 것은 보도 심층성의 빈곤이나 결여가 아니었다”며 “오히려 방송의 공정성 원칙 궤도에서 벗어나 버린 방송의 심층성이라는 것이 자칫 방송을 주관적 독단의 함정으로 빠뜨려 버릴 수 있음을 이번 탄핵 방송 사례가 새삼 상기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언론 현업단체들 “계량적 접근” 반발**

한국언론학회의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언론 현업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각 방송사 노조와 기자협회 등은 “언론학회가 기계적인 중립성만을 앞세워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시대상황에도 맞지 않는 접근”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강택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이강택 회장은 언론학회의 보고서에 대해 “방송위가 탄핵 관련 방송을 언론학회에 의뢰할 때부터 언론 현업인들은 많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방송위 내 일부 보수세력들의 의견이 가미된 주문생산 보고서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방송사노조협회는 이번 보고서의 결과와 관련해 11일 긴급 의장단 회의를 갖고 반박 성명서를 내는 한편 일부 신문사의 보고서를 빌미로 한 ‘방송 때리기’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국민들은 신문은 자본으로부터, 방송은 권력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점에 비추어볼 때 지난 탄핵방송은 일부 감정적인 용어들의 사용으로 인해 방송내용 전체가 객관성을 상실한 것으로 비춰지게 만든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따라서 방송사들은 작은 흠으로 인해 전체 대의를 잃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앞으로 방송용어의 중립성 확보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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