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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철회 없는 정치인 참배는 껍데기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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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철회 없는 정치인 참배는 껍데기 참배"

[현장] 전남도청에서 망월동까지 파병철회 삼보일배

"5.18은 끝나지 않았다."

광주 민중들에게 이라크 민중들의 수난은 과거의 재연이다.

광주항쟁의 상징인 전남도청에서 삼보일배(三步一拜)를 시작한 시각은 17일 오후 1시. 18일 망월동 국립5.18 묘역까지 밤을 새우며 걸어온 삼보일배의 길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대한민국 정부의 국민으로서 이라크 민중들을 향한 참회의 길이다.

***"5월정신의 참 뜻은 어디로 갔나"**

임낙평 광주.전남 이라크 파병반대 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우리 정부가 잘못된 결정을 한 것을 우리 스스로 참회하고 반성한다"며 참회의 행보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임 위원장은 "노 대통령은 작년 5.18 기념식 축사에서 '참여정부는 5월 정신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고 했다"며 "그런데 어떻게 반윤리적이고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결정을 할 수가 있느냐"고 파병 결정을 개탄했다.

그는 "5월 정신은 부당하고 비도덕적이고 반인권적인 국가권력에 광주 시민들이 총칼앞에서 맞서 싸운 것"이라며 "미국이 이라크 민중들을 부당하고 엄청나게 학살하고 있는 반인권적 작태에 동참할 수 없다. 도대체 5월정신의 참 뜻은 어디 갔냐"고 반문했다.

대학생으로 삼보일배에 참여하고 있는 백형진씨도 "표면적으로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은 국민의 심판을 받았지만, 그 당시 암묵적으로 지지했던 미국이라는 큰 그림자가 또 다시 우리에게 파병을 요청하고 있다"며 "진정한 5.18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창규 민주노동당 분회장은 "이라크 팔루자에서 광주와 같은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개하며 "광주에서 배후조정을 했던 미국이 한국에 파병을 요청해서 이라크 민중들을 향해 총칼을 들이댄다면 한국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면 미국에서 다른 나라에 요청해서 한국으로 오는 것 아니냐"고 추가 파병의 부당성을 역설했다.

***"파병 철회 없는 정치인 5.18 참배는 요식행위"**

삼보일배의 행렬은 18일 오전 잠시 중단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는 동안은 행렬을 이어갈 수 없다"고 경찰들이 제지한 것이 그 이유였다. 일각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들은 그 참에 잠시 숨을 돌리며 18일을 맞아 대거 기념식에 참여하기 위해 광주로 내려온 여야 정치인들에게 "5월정신을 계승해달라"며 파병철회와 함께 상생의 정치를 간절히 바랬다.

임낙평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거 참배를 하러 왔는데, 참된 5월정신의 계승이 무엇인지 깨닫고 갔으면 좋겠다"며 "파병철회를 하지 않는다면 요식 행위, 껍데기만 있는 참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도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와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참배를 온 것에 대해 "한나라당은 다수의 가해자가 있던 전통을 갖고 있는데 화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노력이 그간 미진했다"며 "과거의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래서 (한나라당을) 용납못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 차원의 참배는 화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보인다는 면에선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형진씨는 "정치인들에게 진정한 5.18의 정신을 알고는 있는 지 묻고 싶다"며 "5월의 정신이 무엇인지 듣기도 하고 고민도 해야 한다. 삼보일배를 하며 참회하는 광주시민의 열망을 느껴달라"고 말했다.

하루 밤을 꼬박 새우며 삼보일배의 행진을 진행한 이들은 노 대통령이 기념식장을 빠져나간 뒤에 다시 세번 걷고 한번 절하는 행진을 계속했다.

오창규씨는 "물론 피곤하지만, 같이 하니까 독특한 맛이 있다"며 "모닥불을 피우고 그곳에 발을 모아서 자는 모습에서 파병철회라는 국가적 사안에 모아지는 신념이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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