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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헤리티지, '뼈있는' 탐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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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헤리티지, '뼈있는' 탐색전

노 "한국인들 예전과 달라", 헤리티지 "우리는 수구 아니다"

미국 보수세력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플렁크(Daryl N. Plunk) 아시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7일 오후 민주노동당을 방문해 노회찬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번 면담은 '한국사회 변화에 대한 민노당의 입장'을 듣기 위해 헤리티지 측의 요청으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1시간 가량 이뤄졌다.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 공화당의 싱크탱크로, 헤리티지의 민노당 방문은 한국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지형 변화에 대한 탐색의 의미가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면담은 노 사무총장의 뼈있는 발언이 계속되면서 상당한 신경전이 오갔다.

***헤리티지 "인수위 시절, 핵심관계자의 요구로 '정책조언'했다"**

플렁크 연구원은 "한국은 5번째 무역 파트너이자 안보 동맹 파트너로서, 최근에는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안보동맹 측면에서 관심의 대상"이라며 "이번 총선에서의 권력관계 변동은 헤리티지에서도 예상했었다. 3김 시대의 종결도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평가했다.

노회찬 사무총장은 이에 "노무현 당선자 시절에 헤리티지 재단이 노 당선자의 국정운영 마스터플랜에 대한 개입이 있었단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 어떻게 됐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플렁크 연구원은 "대선 직후 인수위팀의 핵심인물로부터 정책조언 요구가 들어와 비공식적으로 '리뷰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며 "일반적이고 잘 알려진 의견을 인수위 쪽에 제출했다"고 답했다.

***노회찬, "한-미 관계 70% 바뀌어야"**

노 사무총장은 이어 '한국이 이번 총선을 통해 왼쪽(left wing)으로 갔다'고 분석한 총선직후 뉴욕타임즈의 보도를 거론하며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냉탕에 뜨거운 물 한바가지' 효과일 뿐, 한국사회는 아직 더 왼쪽으로 가야 사회적 균형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플렁크 연구원은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한국의 이번 총선에서는 초선의원이 70%나 되는 등 성공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졌다"며 "미국에서는 은퇴나 사임이 없는 이상 새로운 얼굴을 보기 힘든데,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국회가 미국의 국회보다 더 건강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노 총장은 "정치권 물갈이가 70% 된 만큼, 한미 관계도 70%가 바뀌길 바란다"고 뼈있는 말을 던졌고, 플렁크 연구원은 "민주노동당이 헤리티지 재단을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보수(conservative)일지언정, 수구(reactionary)는 아니다. 앞으로 민주노동당과 계속 관계를 갖고 교감했으면 좋겠다. 민노당 의원들의 미국 방문 등에 있어서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예봉을 피했다.

***노 "한국인들 예전과 달라"에, 헤리티지 "식민지정책 안써"**

노 총장은 그러나 멈추지 않고 "특히 국방과 관련해서 너무 미국 의존적이고 이는 독재정권 때와 별반 다른 게 없다"며 "미국의 강경대북책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유지는 미국의 무기 판매와 연결돼 있지 않나"고 따져물었다.

그는 이어 "소파개정과 미군철수에 관한 한국인들의 생각이 예전과는 다르다. 헤리티지 재단도 한국인의 변화를 직감해야 할 것"이라며 충고했다.

이에 대해 플렁크 연구원은 "미국인으로서 봐도 현재 한미관계가 불공정하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미국이 이유없이 한반도에 수십억 달러를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물론 한미관계가 공정해야 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공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미국은 현실외교에서 자국의 이익을 최상에 놓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타국에 대해 식민지 정책같은 것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북한은 미국을 '생존의 위협'으로 여겨"**

노 총장은 2000년 북한 방문때 김령성 내각 참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회고하며, "94년 조명록 차수가 울브라이트 장관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이른바 '조-미 꼬뮤니케'가 형성됐을 때, 북한은 '이제 살았다'고 환호했다"며 "미국은 북한을 위협적으로 보지만 북한은 미국을 생존의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플렁크 연구원은 "북한 정책은 굉장히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고 평한 후, "헤리티지 재단은 94년 제네바 합의가 임시 처방이라고 생각하며, 클린턴의 평양 방문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플렁크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총장은 "외국자본의 투자는 반대하지 않지만, 투기자본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않고 있다"며 "예를 들어 지난 해 국회를 통과한 '경제자유특구법'같은 경우는 원내 개원과 동시에 법안 심의를 해서 폐기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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