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개원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한나라당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 당내 대여투쟁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쟁 지양'을 외쳤던 박 대표조차 6일 "상생의 정치는 '책임' 정치"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박근혜, "경제 살리기는 집권 여당의 몫"**
박 대표는 6일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상생의 정치는 무조건 안싸우자는 것이 아니"라며 "여당의 책임을 묻는 책임 정치를 말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경제가 살아나느냐 하는 것은 집권 여당의 몫"이라며 "상생의 정치는 '(여당의) 책임 정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속 들여다보이는 당리당략은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협력할 것은 확고히 하되, 잘못한 것은 따끔한 비판도 하고, 무리한 주장에 대해서도 확고하게 해야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야당의 역할을 충분히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당내 대여 투쟁 목소리 높아져**
최근 '안풍'사건과 관련된 검찰의 당사 가압류 방침, 입당파 의원들의 소환 조사 등 한나라당을 향한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고 있고, '김혁규 총리설'이 나오는 등 당내에서는 대여 공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대를 향해 직접적인 공세를 자제하는 박 대표가 지난 3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의 회동에서 이례적으로 '김혁규 총리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도 당내의 이 같은 상황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도 정의화 원내총무 권한 대행이 "상생의 정치 여부는 여당에 달렸다"며 "야당은 집권 여당을 견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무 권한 대행은 "'김혁규 총리설', 검찰 수사 등에 대한 지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오 사무총장도 "법률지원단 회의를 소집해서 입당파 의원들의 검찰 소환 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원칙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검찰의 당사 가압류 방침에 대해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항의 방문키로 했으나, 강 장관이 일정을 들어 이를 거부해 '격이 맞지 않는다'는 당내 논란에도 법무부 차관을 방문키로 했다.
앞서 김덕룡, 강재섭, 박희태, 이상득, 의원 등 당내 대표적 중진들도 지난 4일 저녁 박 대표와의 만찬에서 검찰의 당사 가압류 방침과 편파수사 문제를 지적하며 적절한 대응을 주문하는 등 현안별로 강온양면의 대응을 적절히 구사하는 대여관계 설정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여투쟁파인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의원 등 3선그룹은 야당의 존립근거를 강력한 대여투쟁에서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조만간지도부에 이를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 청문회 대상 확대, 김혁규 검증 실시**
한나라당은 이 같은 대여 공세의 일환으로 인사청문회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7대 개원 직후 여야간 척 격돌이 될 총리 인사청문회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정책개발특위는 17대 국회에서 감사원장과 부패방지위원장, 검찰총장 등 특수권력기관과 중앙은행장도 대상에 넣는 등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이 같은 공권력 남용이 우려되는 특수권력기관장 등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적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전여옥 대변인도 "한나라당은 김혁규 전지사를 세 번이나 공천한 만큼 김 전지사를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편에서 쳥렴성, 도덕성, 능력 등 과거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연 17대 여야간 첫 격돌이 될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한나라당내 대여 투쟁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박 대표가 '정쟁 지양'방침을 밀고 나갈 수 있을 지에 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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