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제3당 도약에 맞춰 당사 기자실을 대폭 확대하는 등 대언론 관계 정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층에 60석 규모 기자실 마련**
민주노동당은 다음 주초 기존에 당사 4층에 있던 출입기자실을 5층으로 옮기고, 20여석 남짓하던 취재부스도 60여석 규모로 대폭 확대한다.
곽근영 대변인실 언론부장은 23일"제3당이 된 뒤 각 언론매체마다 기자들을 파견하는 바람에 현재의 규모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에 따라 총선 이전 세를 내 놨던 5층에 별도의 기자실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곽 부장은 "새로 마련되는 기자실은 완전개방형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취재를 원하는 기자들은 언제든지,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기자실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이 이처럼 기자실을 옮기게 된 데에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기자실이 당직자들과 너무 가까이 있는 관계로 간혹 기자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할 당직자 사이의 논쟁 장면도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출입기자는 "특정 사안을 두고 당직자들이 언성을 높여 논쟁하는 모습을 보면 기존의 다른 정당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너무 아마추어 같다'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젊고 생동감 있어 친근감이 든다'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공평하게 대하라" 언론대응법도 마련**
당직자들이 기자들과 접촉하는 횟수가 크게 늘어나자 내부적으로 취재에 응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민주노동당 대변인실은 최근 내부 회람을 통해 당직자들이 지켜야할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대변인실은 이 회람에서 △입을 모아라-가급적 대언론 창구 대변인실로 일원화 △사실을 말하라-조직의 잘못을 숨기지 말라 △문서로 말하라-인터뷰를 하는 경우에도 문서로 보완 △서비스하라-적극적인 배경자료 서비스 △담당자가 말하라-당 정책은 당선자보다 담당자가 설명 △공평하게 대하라-유력언론 선호 배격 △한 건을 노리지 마라-지속성과 신뢰성을 중심으로 제공 등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희 부대변인은 "회람 내용은 단지 참고용일뿐이고, 현재 김종철 대변인이 당직자 개개인과 면담하면서 대언론관계 원칙을 세우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은 모든 정보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당직자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대언론관계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와의 관계정립 "고민 되네"**
제3당이 된 이후 조선일보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도 민주노동당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총선 기간 동안 많은 '어록'으로 유명해진 노회찬 사무총장은 국회의원 당선이 확정된 뒤 조선일보, 조선닷컴, 주간조선 등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모두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노 총장은 주간조선 기자가 "왜 중앙일보와는 인터뷰를 하면서 조선일보와는 인터뷰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묻자 "당론이어서 그렇다"고 답변했다.
김배곤 부대변인은 "노 총장의 답변은 인터뷰를 거절하기 위한 임기응변이었을 뿐 이와 관련한 어떠한 당론도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전제한 뒤 "대중정당이기 때문에 조선일보 기자의 당사 출입과 취재를 막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만약 이후에도 조선일보가 개별 인터뷰를 요청해 온다면 정중히 거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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