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 중심으로 당내 제2의 미래연대가 구성될 전망이다. 남경필, 원희룡, 권영세 의원 등 기존 미래연대 소속 소장파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당내 '범개혁 모임'을 결성, '우경화' 돼있는 당의 체질 개선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밥에 돌이 섞여 있다"는 원희룡 의원의 말처럼, 돌을 솎아내기 위한 구체적 작업에 나선 것이다.
박근혜 대표도 당내 인선에서 17대 초선 의원들을 중용,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소장파 외연 확대**
남경필, 원희룡, 전재희, 권영세 의원 등 16대 소장파 의원들은 본격적인 세 확산에 나섰다. 이들은 17대 초선 당선자들을 집중적으로 접촉, 당내 범 개혁모임을 결성키로 했다. 한나라당 당선자 1백21명 중 초선 의원이 62명인만큼 이들 '범개혁 모임'은 16대의 미래연대에 비해 그 위상과 역할이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다.
권영세 의원은 2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당의 정체성과 진로, 여당과의 관계 등을 같이 논의해봐야 한다"며 "'미래연대'를 발전적으로 극복해서 16대에 같이 고민했던 사람들과 뜻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모일 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영남권 중진 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절대 중진이라고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배타적인 모임이 아니고 중진들에게 배울 것은 배우고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이라고 영남권 중진들과의 대립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원희룡 의원도 지난 19일 기자와 만나 "당에 어떤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모여야 된다"고 강조하고 "과거 틀에 얽매이지 않고, 건실하고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중도보수세력이 돼야 한다"고 모임의 성격을 '중도보수의 연결고리'로 규정했다.
전재희 의원은 22일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정치개혁은 국민들의 진정한 여망"이라며 ▲당선자 연찬회 4월 중 개최 ▲법원이 추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불법자금 전액 국고 반납 ▲상임위 구성 논의 개시 등을 요구하며 당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진소장파들도 대거 가세**
기존 소장파 의원들 외에 '부산 소장파 3인방'으로 불리는 박형준, 김희정, 이성권 당선자도 '한나라당의 영남당' 이미지를 줄이는 데 한 몫을 할 예정이다.
김희정 당선자는 영남 소장파 3인방의 역할로 '코어에서의 변화'를 강조했다. 영남권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이 일어야 한나라당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 당선자는 22일 기자와 만나 당내 범개혁인사들의 세력화에 대해, "기존 미래연대와, 한국의 길, 한미모(한나라당의 미래를 준비하는 여성 모임) 등 준비된 모임이 많이 있고 이들의 연합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젠 개혁적 인사가 수에서도 열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당론과 소신이 배치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며 "치열한 당론 형성 과정을 만드는 것이 1단계로 할 일"이라고 당 체제 개혁도 강조했다.
소장파 의원들은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쯤에 모여 모임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16대에 소장파 의원들은 "목소리만 높였을 뿐 사실상 한 일이 없다"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도 받아왔고, "서청원 석방 결의안" 등의 통과로 소장파 내부의 분열 양상도 보인 바 있어, 17대에 세가 한층 불어나게 될 소장파들의 활동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희망섞인 시각이 공존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에 정가에서는 과연 이같은 한나라 소장파들의 재결집 움직임이 '가시적 개혁'을 낳을 수 있을지 여부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초선-외부인사 중심 인선**
그러나 박근혜 대표가 이같은 소장파 의원들의 행보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과거보다는 일할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22일 "불법대선자금과 관련해 당이 책임지고 갚도록 한다는 정신아래 법원의 불법자금 추징 여부와 상관없이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뒤 "천안연수원은 이미 한나라당이 소유권을 포기한 상태이고 국가에 헌납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대표는 인사위원회와 지방선거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의 인선을 초선과 외부인사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각 위원회의 위원장은 3선의 중진급으로 임명해 균형을 맞췄다.
인사위원회는 위원장인 황우여 의원만이 3선을 지냈고, 14명의 위원 중엔 9명이 17대 초선 의원이고, 나머지 5명은 모두 원외 인사로 구성했다. 공천심사위원은 3선인 맹형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안경률, 김학송, 이한구 의원 등 재선 의원 3명과 박찬숙, 이혜훈 등 초선 의원, 박재옥 한양대 생활과학대 학장, 함정민 변호사, 방석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 외부인사 3인을 임명해 균형을 맞췄다.
앞서 21일 박 대표는 용산 지역의 진영 당선자를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진 당선자는 당 기획위원장과 이회창 전총재의 특보를 지낸 바 있어 초선이지만 중진급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소장파와 중진들 사이의 가교 역할로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여옥 대변인과 보조를 맞출 공동 대변인에는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초선인 한선교 당선자가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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