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문제가 17대 국회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아랍의 목소리'로 불리는 알 자지라TV 앵커 등 3명의 취재진이 방한해 19일 오전 국내 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자말 라얀 앵커, 타리크 템라리 PD, 하산 아담 아불 하산 기자 등 3명은 지난 15일 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방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등 한국 정부의 주요 장관들과 연쇄 인터뷰와 파병에 대한 각계 반응을 진행중이며 알자지라는 귀국후 이를 종합해 방영할 예정이다. 알 자지라는 이라크 파병안 국회 통과때도 이를 심층취재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이라크 정국을 반영한 듯 많은 수의 국내 기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알 자지라TV 취재진은 국내 기자단의 한국군 파병 관련 질문에 대해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해서인지 한사코 입장 표명을 꺼려했다.
취재진은 "알 자지라TV는 모든 사안을 그대로 전달할 뿐 가치판단은 전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맡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 기자단이 서너 차례에 걸쳐 한국군의 파병에 대한 이라크(아랍) 국민들의 인식을 되묻자 "이라크의 정책 결정자들은 한국군의 파병을 원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반대의견을 갖고 있다"며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이 이라크 국민과 함께 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취재진은 오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다음은 국내 기자단과 알 자지라TV 취재진 사이에 오고간 질의와 응답의 요약이다.
***"중립ㆍ독립 지키기 위해 어떤 압박에도 굴하지 않았다"**
- 알 자지라TV는 어떤 방송사인가.
자말 라얀 : 96년 출범한 이후 현재 14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수십명의 리포터들은 오늘날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 자지라TV는 검열을 거부하며 아랍 세계에 사상의 자유와 토론의 자유를 전파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이뤄나가기 위해 많은 희생도 감수해야만 했다. 알 자지라TV를 향한 비난도 많다. 일부 같은 이슬람 국가는 물론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반 아랍적인 단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알 자지라TV는 독립언론으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템라리 : 알 자지라TV는 각 국에 상존하는 의견과 이에 반대되는 의견을 전파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 국가에서 지국 폐쇄 등의 탄압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알 자지라TV는 '자세하고 빠른 보도'를 생명으로 하면서도 모든 사안에 대해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의 입장이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주장을 그대로 방송하면서도 반대로 빈 라덴의 입장도 방송하고 있다.
***"알 자지라TV는 모든 판단을 시청자에게 맡긴다"**
- 간혹 알 자지라TV에서 방영되는 전쟁보도가 너무 잔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템라리 : 알 자지라TV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방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시민 학살 장면도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대로 내보냈다. 이에 따른 비난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삭제하지는 않는다.
자말 라얀 : 18일 CNN에 알 자지라TV 보도국장의 인터뷰가 나갔다. 여기서도 우리는 '전쟁이 일어나면 사망자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전쟁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서는 혐오감을 무릅쓰고 있는 그대로를 보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군 파병에 대한 아랍지역의 정서는 어떠한가.
자말 라얀 : 분명한 것은 이라크 정부와 국민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구체적인 통계치로 내놓기는 어렵다. 이라크 내부에는 다양한 종파와 민족이 있기 때문이다. 알 자지라TV는 특별히 어떤 선호를 갖고 있지 않다.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을 모두 내보낼 뿐이다.
- 반기문 장관을 만나 한국군 파병에 대해 어떤 조언을 했나.
자말 라얀 : 알 자지라TV는 언론이기 때문에 그 어떤 조언도 할 입장이 아니다. 우리는 한국의 입장을 취재해 방영하고 모든 판단을 보는 이들에게 맡기고 있다.
템라리 : 알 자지라TV는 사안을 분석해 전망을 내놓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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