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災殃)**
비할 바 없는 볼거리의 생생한 소재. 그러므로 사람들은 그 소재의 출현을 늘 은근히 기다린다. ‘좀 더 스펙터클하게 좀 더 강도 높게’라며...
지진, 화산폭발, 허리케인, 태풍, 홍수, 대형화재, 전쟁, 폭력 등 생생한 현장을 중계하는 TV영상에 시청률 마구 오르는 것을 보라. 그만한 볼거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물론 ‘나’라는 존재는 늘 현장에서 빠져 있지.
“그렇게 꼭 악의적으로 보아야 하나? 보는 이들의 안타까운 심정도 생각해야지. 심사가 그렇게 삐뚤어져 있어서야 원”이라고요?
엉뚱이만 악의적이고 삐뚤어져 있을까요.
인기 높은 현대 프랑스의 철학자 시오랑의 말을 한번 들어보자구요.
“내가 죽은 후 대홍수가 오리라는 생각은 모두의 숨겨진 믿음이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살아남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그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로 인해 벌 받으리라는 희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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