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최근 <뉴스데스크> 등의 뉴스 프로그램에서 자사가 주최하는 대형 문화공연을 보도 소재로 삼고 있어 언론계와 문화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뉴스보도까지 동원하는 건 지나친 광고"**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31일 밤 탄생 100주년을 맞은 오페라 <나비부인>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세계 5개국 순회공연의 첫 무대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MBC는 이번 서울공연에 "이탈리아 최고 음악가들과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나비부인>의 애절한 사랑에 한층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언론계 일부에서는 이러한 보도가치와는 무관하게 서울공연의 주최사가 MBC인 점을 들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별도의 광고방송 편성에 이어 뉴스보도까지 동원하는 것은 지나친 광고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 신문사 공연예술 담당기자는 "MBC의 보도는 초대형작이 많은 요즘 이러한 풍토가 문화계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간과하고 있다"며 "더군다나 이번 공연의 관람료는 로얄석이 30만원이고, 무대에서 가장 먼 C석이 5만원으로 책정돼 있는 등 서민들의 생활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공영방송사가 과연 이러한 사업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MBC 문화사업, 잇따라 보도 소재로 등장**
MBC의 이같은 보도행태는 이전에도 있었다.
MBC는 지난 1월 25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되고 있는 대형 뮤지컬 <맘마미아>의 주최사로서 서울 공연 이전부터 <뉴스데스크> 보도를 통해 이를 소개하는 등 지나치게 홍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 매체비평지의 비판대상이 된 바 있다.
MBC는 또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지난 2월28일 재개관 기념으로 유치한 빈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때도 역시 주최사를 맡아 <뉴스데스크>에서 관련소식을 보도했다. MBC는 당시 빈 필의 내한 이전부터 외국 현지에서 빈 필의 활동상을 소개하는 특파원 보도 꼭지를 편성·보도했고, 24일에는 재개관한 세종문화회관에 대해 보도하면서 끝부분에 빈 필의 내한소식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방송사가 주최사로 선정될 경우 홍보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여러모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 초대형 오페라 <투란도트>의 주최사를 SBS가 맡으면서 시작돼 점차 문화사업의 한 유형이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 보도국의 한 기자는 "일선 기자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이러한 일들이 빈발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라며 "이러한 보도행태는 공영방송사의 존재이유에 물음을 던지고, 결국 '논란'으로 비화될 소지가 높은 만큼 경영진과 보도국 간부진들의 재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