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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뒷돈 댄 '굿머니', 신문사에도 로비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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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뒷돈 댄 '굿머니', 신문사에도 로비공세

일부 신문, 굿머니 불법 의혹 알고도 광고 게재

정치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대부업체 (주)굿머니가 불법사기 대출로 금융관계 당국의 내사를 받고 있던 지난해 4월 일부 신문에 대대적으로 지사장 모집 광고를 게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언론사들은 이미 굿머니의 사업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굿머니측 광고대행사가 제공한 광고를 게재했으며, 일부 신문사는 이 회사 대표이사의 인터뷰를 실어주기도 했다.

***불법 대출 의혹, 이미 지난해 4월초 나돌아**

금융감독원은 불법 대선자금 의혹이 일기 이전인 지난 2003년 4월29일 (주)굿머니를 불법 사기대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굿머니측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같은 해 7월 15일 "대출 중개업에서 대부업체로 전환한 (주)굿머니가 경북의 김천저축은행이 룸살롱 마담들에게도 거액을 대출해 준다는 사실을 악용해 주부들에게 사례비를 주고 명의를 빌려 모두 540억원을 불법 대출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굿머니측이 지난 2002년 10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이같은 행각을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주)굿머니의 불법 사기대출 의혹은 이미 2003년 4월초부터 금융권에 널리 알려져 각 언론사 기자들이 이를 감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굿머니는 당시 지사장을 모집하면서 선발된 지사장들에게 5억원씩의 신원보증금을 요구하기도 해 유사수신행위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경제는 2003년 4월9일자 '신규 대부업체 집중감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굿머니는 영업이 정지된 김천저축은행의 부실에 적잖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지사장 모집 과정이 사실상 유사수신행위가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이같은 문제점은 서울경제와 헤럴드경제(옛 내외경제)의 4월11일자에도 계속 지적됐다.

그러나 신문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주)굿머니측 광고대행사인 C사가 제공한 지사장 모집 광고를 대대적으로 실었다. 광고는 주로 메이저 신문에 실려다. 구체적으로 동아일보는 세 차례(4월 8일자, 10일자, 11일자)에 걸쳐 2개면 전면으로 굿머니 지사장 모집 광고를 실었고, 중앙일보는 두 차례(4월 8일자, 9일자), 조선일보는 한 차례(4월 9일자)씩 각각 2개면에 걸쳐 전면으로 광고를 게재했다.

경제지의 경우 매일경제는 4월 9일자 2개면 전면과 4월 10일자 1개면 전면으로, 헤럴드경제는 4월 4일과 11일 각각 1면 전면으로 광고를 실었다.

특히 모 신문사는 굿머니의 사업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던 4월 11일자에 당시 굿머니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안수한씨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 신문사는 이 기사에서 "일본 대부업체들이 국내 사금융 시장의 80%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굿머니가 이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다"며 긍정적 면을 부각 보도했다.

***광고매개로 언론 보도 입막음 시도**

이와 관련해 한 경제지에서 제2금융권을 담당했던 기자는 "굿머니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는 이미 그 해 초부터 금융권에 떠돌기 시작해 많은 기자들이 이를 알고 있었고, 실제로 일부 기자들이 이를 토대로 취재를 해 보도를 하기도 했다"며 "그럴 때마다 굿머니측은 곧바로 해당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는 제의를 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또 "실제로 나 또한 굿머니에 대한 여러 의혹을 취재해 출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 신문에도 굿머니 광고가 전면으로 실려 광고국에 이를 문의하기도 했다"며 "당시 담당자는 단순히 '대포광고(광고료를 받지 못하는 광고)'에 지나지 않는다고 답변했고, 그 뒤 의구심이 들었지만 더 이상 캐묻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프레시안이 확인한 결과, 굿머니 광고는 광고대행사였던 C사가 선불형식으로 각 신문사에 광고를 게재했고, C사는 나중에 굿머니측이 불법 사기대출과 불법 대선자금에 연루되면서 지불능력을 상실해 이 돈을 받지 못하는 등 막대한 타격을 입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C사는 광고를 매개로 언론보도를 통제하려 했으며, 언론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당시 불어닥친 광고난을 타개하기 위해 이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사들 "광고난때문에..."**

굿머니측의 한 관계자는 "당시 회사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고, 또 금융관계 당국이 내사에 착수했다는 소식까지 이미 기자들에게 알려진 상태여서 이를 막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며 "이때 C사는 일부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게재하자고 회사측에 제의하면서 '만약 나쁜 기사가 나오면 알아서 이를 빼겠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한 로비 때문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7월15일 검찰의 수사발표가 거의 대부분의 신문에 보도될 때에도 일부 경제지는 이를 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 신문사 광고국 관계자는 "굿머니에 대한 좋지 않은 정보를 듣기는 했지만 당시 불어닥친 광고난 속에서 아직 불법사실이 드러나지도 않은 회사의 광고를 거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결국 '찜찜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눈을 질끈 감고 광고를 받아들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굿머니는 광고를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 했고, 언론은 이에 편승해 이득을 보게 됐지만 결국 부도덕한 기업을 도왔다는 멍에는 그대로 남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굿머니측이 광고외에도 담당기자들을 상대로 향응을 베푸는 등 집요한 로비공세를 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으나, 굿머니측과 홍보대행사 등은 이를 극구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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