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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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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39>

북한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다행히도 제2차 6자 회담이 그럭저럭 산통을 깨지 않고 넘어갔다. 주변국들은 한결같이 동아시아지역의 핵 긴장만큼은 있어선 안 된다는 점에 동감을 표했고, 북한이 일체의 핵 활동을 의혹 없이 중단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과 그러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안전보장과 보상을 하라는 북한의 주장만이 별 변함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오늘은 마침 6자 회담도 있었던 만큼 북한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먼저 북한을 상징하는 코드가 갑술(甲戌)임을 밝혀둔다. 지난 번 제1차 6자 회담과 이번 제2차 회담을 통해 북한이 갑술임을 확인해보자.

작년 6자회담의 음양오행

년 계미(癸未)
월 경신(庚申)
일 갑술(甲戌)

이번 회담의 음양오행

년 갑신(甲申)
월 병인(丙寅)
일 갑술(甲戌)

개최 일자가 갑술(甲戌)일임을 알 수 있는데, 북한은 갑술이라는 코드를 만날 때마다 커다란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이는 이번 회담 말고도 무수히 많다. 그 예로 저번 1994년 갑술(甲戌)년에는 미국과 북한간의 일괄 협상이 있었다. 멀리는 6.25 전쟁 당시 유엔군에 의해 북으로 밀려갔던 북한이 다시 평양을 되찾은 것 역시 갑술일이었다.

북한이 핵을 들고 나온 근본적인 배경은 핵 말고는 체제의 안전과 나아가서 갱생의 길을 열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갑술의 나라 북한은 1964년 갑진(甲辰)년에 충운-진(辰)과 술(戌)이 반대되는 기운-을 만나 그 이후 일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중국이 미국과 수교하고, 소련마저 해체되자 외톨이가 된 북한은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일으킨다는 소망이 거의 절망에 가깝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하게 되었으며, 그 유일한 돌파구가 핵이었다.

그리하여 1994년 갑술년의 일괄 협상은 북한이 갱생의 길을 여는 건곤일척의 사업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김일성은 숨을 거두는 순간에도 체제의 장래에 대해 걱정 가득한 한 숨을 몰아쉬어야 했을 것이다.

부친의 사후 정권을 인계받은 김정일은 태어난 날(日干)이 경금(庚金)이라, 1994년 갑술년은 그에게 있어 일종의 횡재수였다. 따라서 그로서는 힘에 겨운 나라를 물려받은 셈이라, 통치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6년이라는 세월을 필요로 했고, 같은 기운이 들어오는 2000, 경진(庚辰)년에 가서 모든 내부의 우려를 털어내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마침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일간(日干)이 을목(乙木)이라 경금(庚金)인 김정일과는 합(合)이 되는 사이였기에 두 사람은 회담을 통해 상당한 신뢰감을 쌓았을 것이다. 김정일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정재(正財)가 되니 이익을 취했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김정일은 정관(正官)이니 회담을 통해 역사상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명분과 명예를 얻었던 것이다.

즉 2000년 6월 15일의 회담은 두 사람 모두에게 유익한 거래였고, 나아가서 남북한 모두에게 득이 되는 거래였다고 하겠으니 그 날의 음양오행을 봐도 여실하다.

년 경진(庚辰)
월 임오(壬午)
날 갑진(甲辰)

여기서 날이 북한을 뜻하는 갑술이 아니라, 남한을 뜻하는 갑진(甲辰)일인 것을 봐도 이 거래는 남함 측이 더 희망했고, 더 남는 거래였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이 회담은 6.25 전쟁 발발 이후 정확하게 50년만에 있었던 일이니 이로써 남북 관계는 사실상 긴장완화와 함께 교류가 본격화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음양오행으로 살펴볼 때 북한은 핵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그 이전인 1998년 무인(戊寅)년에 확보하고 있었다고 본다. 체제의 안전을 위한 담보로서 말이다. 북한에게 있어 핵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는 북한이 갱생할 수 있는 근거는 결국 미국과의 관계 타결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싸웠던 베트남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달러벌이에 나섰고, 중국 역시 그를 통해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니 북한인들 어찌 부럽지 않았겠는가! 특히 1995년부터 지속된 대기근은 그 같은 욕구를 더욱 가속화시켰을 것이다.

미국과 뭔가 확실한 거래가 필요하던 북한에게 미국은 오히려 9.11 테러를 계기로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몰아세우니 그 얼마나 억하심정이라 여겼을까. 이에 북한은 다시 핵 개발의 버튼을 누르게 되니 2002년 임오(壬午)년 임자(壬子)월의 사건이고 북핵 악몽은 또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묘한 것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2차 대전 당시 핵개발을 위한 맨하탄 프로젝트에 서명한 것 역시 정확하게 60년 전인 1942년 12월, 그러니까 같은 임오년 임자월이었다는 점이다. 60년 전에는 최초의 핵 개발이 시작되었고, 이제 60년 뒤에 와서는 후진국인 북한이 핵 개발에 뛰어든 것이니 실로 기이하다고 하겠다.

비록 북한이 핵 개발 능력이 있긴 했지만 먼저 시비를 건 쪽은 따지자면 미국이었던 셈이다. 사실 1994년의 북핵 위기도 따지자면 소련의 해체로 한가해진 미국이 뭔가 외교 문제에서 건수를 찾던 차, 클린턴이 만들어내고 그에 따라 적당히 마무리했는데, 이번에는 테러를 계기로 또 다시 부시 대통령이 꺼내든 것이다. 저번은 클린턴 프러덕션이, 이번에는 부시 프러덕션이 찍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인 셈이다.

저번 클린턴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악당이 김일성에서 김정일으로 바뀌었고, 이번에는 6자 회담이니 조연 내지는 엑스트라가 많이 등장해서 다소 화려하다는 점, 마지막으로 촬영장소, 이른바 로케이션이 중국 베이징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언제나 두 번째 영화란 것이 재미는 없고 촬영비만 많이 든다는 정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고나 할까. 덕분에 중국이야 국위 선양으로 재미있겠지만, 우리야 어디 혹시나 전쟁이 날까 봐서 가슴 졸여야 하니 부아가 치밀 밖에.

다시 돌아가서 하여튼 간에 이번 북핵 문제는 김정일에게 그리고 북한 주민에게 그리고 나아가서 우리 남북한 모두에게 대단히 중요한 사안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북핵 회담의 시한은 그리고 이미 정해져 있다.

저번 남북 정상회담이 2000년 경진(庚辰)년에 있었기에 충(衝)이 되는 2006년까지 6년간이 시한인 것이다.

그 중 전반 3년은 남북이 비교적 교류를 통해 우의를 다진 시간이었다면, 그 뒤 2003년 계미(癸未)년부터 3년간은 갈등이 지속되다가 해결되어야 하는 시간이 된다. 6자 회담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6월로부터 만 3년이 지나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작년 경신(庚申)월에 열린 1차 회담에 이어 그와 다시 6개월 충(衝)이 되는 병인(丙寅)월에 2차 회담이 열렸으며, 같은 날자인 갑술(甲戌)일에 열렸으니 그 또한 우연이 아닌 셈이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치밀한 시계가 작동되고 있다고나 할까.

또 북핵 문제가 가장 바람직하게 타결되고 그로서 남북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하나가 되기 위한 사실상의 시한은 내년 을유(乙酉)년 임오(壬午)월이다. 그 이유는 지난 2000, 경진(庚辰)년의 경금(庚金)과 을유(乙酉)의 을목(乙木)이 합이 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합이 된다는 것은 가장 원만한 거래와 타결을 뜻하는 것이다.

이 시한까지 원만한 타결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점이 실로 하나 둘이 아니다. 먼저 남과 북이 가장 부드럽게 오가는 길이 열리고, 긴장 완화는 물론 통일로 가는 물꼬가 트이게 된다는 점이며, 둘째, 김정일 역시 생명을 보전하는 가운데 명예롭게 물러설 수 있는 길이 열리는 한편 북한 역시 내부의 혼란이나 동요 없이 개방 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적인 목표는 통일보다는 남북간에 긴장이 사라지고 평화공존하면서 상호 발전하는 길이다. 통일 그 자체는 우리의 의지만으로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통일 한국이 주변국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시간을 더 필요로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고비는 내년 2005, 을유년 6월까지 달려있다. 이 시기까지 북핵 문제가 잘 마무리되고 남북이 공존하는 길로 갈 수 있다면 통일로 가는 길은 보다 순탄한 항해를 이어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훨씬 어려운 길을 밟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낙관적으로 말한다면 오는 2007년 정해(丁亥)년에는 반드시 우리 민족에게 상서로운 일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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