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지역구 의원수를 최소 15석이 늘게 되는 민주당 발의 선거구획정기준결의안을 재석 1백93명 중 찬성 1백35명, 반대 40명, 기권 18명으로 통과시켰다.
*** 지역구 최소 15석 증가 **
이날 본회의에는 '선거구 인구 하한선은 10만5천으로 확정하되 상한은 합헌 범위 내에서 조정 가능하다'는 내용의 민주당 안과 '의원정수를 2백77명으로 동결한다'는 열린우리당 안이 동시 상정됐다. 열린우리당의 안은 재석 1백93명 중, 찬성 38명, 반대 145명, 기권 10명으로 부결됐다.
우리당 정개특위 간사인 천정배 의원은 "지역구 의원 정수를 늘리려면 국민적 이해와 명분이 필요한데 국민은 물론 국회자문기관인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도 지역구 의원 축소를 권고했다"며 "지역구 늘리려는 것은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을 신청한 우리당 유시민 의원도 "인구상하한선은 의원들이 임의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헌재의 판결을 존중할 때 의원수를 결정하면 자동적으로 정해지는데 무슨 이유 때문에 상하한선을 정하려는 것이냐"며 인구상하한선을 규정한 민주당 안을 '월권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인 장성원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열린우리당의 주장은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인구 상,하한선을 정해놓고 전남과 경북의 지역구를 흔들려는 속셈"이라며 "의원 수 증원은 국민들이 이미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지역구 국회의원 정수는 적어도 15석 이상 증가하게 된다.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이날 통과된 기준안에 따라 선거구를 획정하고, 3월2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획정결과와 정당법, 선거법 등 정개특위의 정치개혁법 전체를 일괄 통과시키게 된다.
한편 각 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당초 현행 46명으로 동결할 예정이었으나, 비례대표 의석에 관해서는 확정한 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 각 당은 지역구 의석 증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비례대표 의석수에 대한 입장 정리를 늦추고 있다.
*** 민주당 '전남 방어'에 야 3당 공조**
국회 지역구 의석이 15석 이상 증원된 것은 민주당의 '전남 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해, 야3당이 '민주당 기득권 지키기'에 공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당초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각각 13석씩 증원하자는 열린우리당의 제안에 민주당이 '지역구 14-비례대표 12 증원' 카드를 내놓으며 끝까지 반대한 것은 "지역구가 13석만 증가할 경우 전남 지역구가 다 무너진다"는 이유에서다.
선거구 획정을 13석 증원에 맞출 경우, 인구 하한을 넘은 지역구 중 최소 지역구인 전남 강진.완도가 통폐합 대상에 포함된다. 강진.완도가 통폐합될 경우 주변 장흥.영암, 해남.진도에까지 그 영향이 미쳐 전남 지역구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단 두석을 두고 민주당이 물러서지 않았던 이유다.
민주당은 '전남 방어전'에 이어 제주도 지역구 한 석 살리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성원 의원은 "제주도가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2석밖에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지역대표성을 '제주도 방어'의 명분으로 삼았다. 장 의원은 "'한 개 시도는 적어도 3명 이상의 의석을 가진다'는 권고조항을 달면 제주도가 3석을 유지하게 된다"며 다른 의원들의 동참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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