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은 사람들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눈을 지닌 큰 무당이다. 단지 방울과 부채 대신에 사진기를 들고, 공수를 내리는 대신에 셔터를 눌러 자기가 본 것을 형상화하는 것이 보통 무당과 다를 뿐이다.”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사진 찍기를 시작한 사진작가 김수남씨(55)에 대해 교육학자 김인회 교수(전 연세대)는 이렇게 표현했다.
이런 김수남씨가 최근 ‘아름다움을 훔치다-김수남이 만난 한국의 예인들’란 책을 펴냈다(다새집 刊).오랜 동안 취재 현장에서 마음을 나눴던 큰 무당과 예술인들의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담고 있다.
<사진1>‘아름다움을 훔치다’
제주 큰 심방 안사인, 1인 창무극의 공옥진, 한말 최후의 광대 이동안, 서해안 배연신굿의 김금화, 동편제와 서편제를 아우르던 소리꾼 김소희, 도살풀이의 명무 김숙자, 범패와 영산재의 박송암, 동해안굿의 신석남, 승무의 한영숙, 가야금 산조의 명인 성금연, 밀양 양반춤의 하보경씨 등 11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진2>밀양 마을 주민들이 벌이는 병신춤의 익살과 풍자는 건강함 그 자체이다.
여기 모아진 이들의 행적은 급격한 산업화와 외래문물에 밀린 우리 문화의 해체위기 속에서 기록된 것으로, 이젠 거의 원형을 찾아볼 수 없고 가까운 미래엔 ‘김수남의 사진’으로밖엔 볼 수 없을 것이어서 더욱 값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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