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自殺)**
죽은 후 할 일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서둘러 저지르는 일.
죽은 후에 할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 믿는 사람이라면 바삐 저승 갈 생각 않겠지. 아무리 세상 권태롭고 심심하고 허무하다 해도 죽은 후 역시 허무하고 별로 할 일도 없을걸요. 서두르지 말아요.
하기야 도스토예프스키의 잠언록에는 죽은 후 할 일 있으리라 생각하면 자살을 못한다고 했지. 왈(曰), “내세(來世)라는 편견이 자살을 막는다”고 했던가.
그럼 생각해 봅시다.
내세를 믿어 쉽게 자살하는지 아니면 내세를 믿어 쉽게 자살 못하는지. 도스토예프스키가 맞나. 엉뚱이 사전이 맞나.
“이런 한가한 소리! 누가 권태롭고 심심하고 허무하다 했나. 벼랑에 몰린 기분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괴로워서 자살했지.”(자살 완료인)
“그러고 보니 자살에 대해 함부로 말장난 할 것 아니네. 그런데 돌아가신 후에 할 일이 많던가요?”
“거 참. 참을 수 없이 가볍게 구네.”(자살자의 대답)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