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총선때 안기부 자금 1천2백억원을 신한국당 선거자금으로 전용했다는 이른바 ‘안풍 사건’이 "김영삼 당시대통령이 직접 강삼재 당시사무총장에게 돈을 줬다"는 증언이 나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청와대 집무실에서 1억원짜리 수표로 수십억에서 많게는 2백억 넣어줘"**
강삼재 전사무총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정인봉 변호사는 1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수백억원을 자신에게 직접 제공했다는 새로운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강 의원에 대해 30여 차례 변론을 하면서 확인한 각종 기록과 강 의원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강 의원에게 그 돈을 직접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강 의원은 96년 총선 당시 당무보고차 청와대 집무실을 수시로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YS는 강 의원의 지갑에 1억원짜리 수표로 수십억에서 많게는 2백억원을 넣어줬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강 의원은 그 돈을 경남종금 서울지검의 차명계좌 2곳에 입금해놓고 당 운영비와 총선 지원금으로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이 같은 사실을 YS에게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라며 “강 의원이 ‘억울하지만 죽더라도 (진상을) 밝힐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의리를 지킬 사람이 YS밖에 더 있겠느냐”고 말했다
***YS자금 출처가 초미의 관심사**
강 전총장의 이같은 진술은 이종찬 전국정원장, 한나라당내 홍준표 의원 등이 제기한 ‘YS 대선자금 잔여분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이 돈이 대선잔금일 가능성외에도, 당선후 받은 당선축하금 또는 취임후 조성한 통치비자금일 가능성 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이 돈은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대로 안기부 자금일 가능성도 높다. 구속중인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의 진술도 그러하다. 김 전차장은 예산 중에서 안기부가 쓰고 남은 예산과 예산이자를 모두 빼돌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같은 주장과 관련, 13일 "피고인 강삼재 의원이 직접 발언을 한 게 아니라 변호인이 한 말인만큼 현재로서는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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