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그동안 보류됐던 여야의원 7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전원 부결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제히 "국회는 '비리정치인 피난처'",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며 맹성토하고 나섰다.
***"무기명 비밀투표는 책임을 피해가기 위한 것"**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체포동의안 처리를 외면해 방탄국회 비난을 자초하더니 체포동의안을 상정해놓고도 끝내 이를 모두 부결시킨 국회는 차라리 해산하라"며 "부패정치인을 비호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국회의원들을 더이상 용납할 수 없으며 국회의원 전원 불신임과 유권자 심판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더군다나 표결방식에 있어 무기명 비밀투표를 택한 것은 개별 의원들이 책임을 피해갈 수 있도록 한 가당치 않은 처사"라며 "제출 의원의 기소 사유가 하나같이 '뇌물수수, 비자금 조성'인 마당에 이번 처리는 국회의원들의 정치개혁에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성명발표에 그치지 않고 31일 정오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긴급 항의집회를 갖기로 했다.
***"총선을 통해 철저히 심판할 것"**
경실련도 성명을 통해 "국회의 이번 결정은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바라는 국민들의 뜻을 정면으로 배신하고 국회를 비리정치인들의 도피처로 전락시킨 초유의 사건"이라고 개탄했다.
경실련은 "이미 우리국민들은 한나라당의 대선자금과 대통령측근 비리 수사 결과를 보고 우리 사회 정치인, 사회지도층 깊숙이에 뿌리박혀 있는 부정부패에 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17대 총선에서 이번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의원들에 대해 철저히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책특권제 재검토돼야**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30일 국회가 은닉한 7명의 범죄자들은 노동자와 서민들이 고용불안과 집값ㆍ사교육비 폭등으로 허리가 휘어지고 줄지어 자살할 때 '차떼기'와 개인비리를 저지르던 자들"이라며 "누가봐도 죄질이 나쁘고 가중 처벌받아야 할 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다니 국민을 도대체 뭘로 아는 거냐"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기회에 비리 정치인의 도피수단으로 전락한 국회의원에 대한 면책특권제를 재검토해 그 취지가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정치개혁의 대상이 정치개혁의 주체를 자임하는 기막힌 상황에서도 일말의 양심을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순진한 기대였음이 입증됐다"며 "국회는 더이상 국민의 대변자가 아닌 범죄집단임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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