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이회창 전총재 검찰 출두와 관련, 노무현대통령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최대표의 이같은 압박은 이 전총재의 검찰 출두를 계기로 검찰이 노대통령에 대해서도 불법 대선자금 내역을 수사할 것을 촉구하는 쪽으로 역공을 취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崔, "노 대통령도 상응하는 조처해야"**
이같은 한나라당의 역공은 5일 오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예방, 환담을 나누는 가운데 나왔다. 최 대표 단식때 조 대표가 한나라당을 방문한 데 대한 화답으로 최 대표가 민주당을 찾은 것이다.
양당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대표가 되셨다"며 서로를 위로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조순형 대표는 "(14일) 청와대에서도 뵙는데 또 오셨나"라는 농담으로 민주당사 대표실을 찾은 최병렬 대표를 맞았다. 조 대표는 이어 "좋은 시절 다 보내고 어려운 시절에 대표되셔서 고생하신다"라고 최 대표를 위로하자, 이에 최병렬 대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지금 어려움을 극복하면 한국 정치가 큰 고비를 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조 대표가 먼저 이회창 전 총재 얘기를 꺼냈다.
조 대표는 "이회창 전 대표가 잘 하셨다"며 "이번에 한나라당이든 노 대통령 쪽이든 완전히 털고 정경유착 근절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을 건넸다.
이에 최 대표는 "이 전 총재는 한 평생 깨끗하게 사셨으나 현실정치에 매몰되고 만 분"이라며 이 전 총재를 엄호한 뒤 "이번을 계기로 한국정치가 이제 돈 시비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최 대표는 "나는 5백억, 차떼기 하는 말들이 마구 쏟아져 국민 앞에 얼굴 들 수가 없다"고 작금의 참담한 심정을 토로한 뒤 조 대표에게 "(민주당이) 정치개혁에 앞장 서주면 한나라당이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이어 노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 "이회창 전 총재가 쓴 만큼 노 대통령도 썼을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이회창 전 총재가 스스로 검찰에 출두했으니 노 대통령도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야 국민 앞에 떳떳할 것"이라고 역공을 펴기도 했다.
*** 趙, "노 대통령 내 말에 반응이 없어" **
조순형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전날 노대통령과 4당 대표회담간 회동내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최 대표를 만나기 전, 상임중앙회의에서 "4당 대표회담의 내용이나 형식에서 큰 실망을 하게 됐다"며 "회담을 정례화하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나는 앞으로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최 대표에게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은 내가 얘기를 해도 잘못했다, 잘했다 반응이 없더라는 것"이라며 "국회도 아닌 데서 보충 질문할 수도 없고..."라고 노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 대표는 또 퉁명스럽게 "청와대 회담 갔을 때 정당 대표가 봉투 들고 가는 게 이상해 보였는지 어느 당 대표가 적어 와서 읽는 것은 정당 대표 일이 아니라고 했다던데 지도부에 있은 적이 없어서 나는 그런 것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열린우리당 김원기 대표가 조 대표가 들고간 서류봉투를 두고 핀잔을 준 데 대해 편찮은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 최 대표는 "나도 두어 차례 메모를 보고 얘기했다"며 조 대표 편을 들었다.
***崔 , "길에 나앉으시면 한나라당으로 들어오라"**
건물 당사를 놓고도 묘한 뉴양스의 얘기가 오갔다.
조 대표가 현재 당사 건물이 한나라당 소유인지를 묻자 최 대표는 얼른 "김영삼 총재 시절 지은 것으로 천안 연수원과 당사가 큰 재산인데 다 팔려고 내놨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당사가 처분만 되면 3백80명 가까이 되는 사무처 요원들 뒤치다꺼리 좀 하고 국회로 가서 원내정당으로서 진면목을 보이려고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우리는 10개월 세가 밀려 (건물 주인이) 국고 보조금을 가압류한다고 하더라"며 "잘못하면 길에 나앉을 판"이라는 당내 자금난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이에"참 어려우시겠다"며 "길에 나앉으시면 우리 당으로 들어오라"고 묘한 농을 건네기도 했다.
최 대표는 박진 대변인과 함께 민주당을 찾았고 민주당에서는 조 대표 외 강운태 사무총장, 심재권 비서실장, 김경재 중앙상임위원이 배석해 10여분 간 환담을 나눴다. 최 대표가 대표실을 나설 때는 조 대표가 승강기 앞까지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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