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강제출국기한인 16일을 며칠 앞두고 강제추방의 불안에 떨던 스리랑카인 다라카(32)씨가 지하철 열차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 같은 처지에 몰려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다라카씨는 11일 오후 7시 28분경 지하철 8호선 단대 오거리역 구내에서 선로로 뛰어내려 진입하는 전동차를 향해 마주보고 걸어가 전동차에 부딛쳐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시신은 현재 성남중앙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강제추방 닷새 앞두고 자살**
다라카씨는 1996년 1월에 입국해 현재까지 4년째 중소기업인 하림산업(대표 김재식, 경기도 광주시)에서 일해왔다.
그는 며칠전 고용주인 김재식 사장과 함께 외국인노동자 취업확인차 성남 노동부 고용안정센타에 들러 함께 간 동료 2명은 신고를 마쳤으나, 그는 불법체류 4년이상이라는 이유로 신고를 할 수 없었다. 그후 고인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강제추방에 대한 고통을 못이겨 이날 자살한 것으로 주위에서 보고 있다.
김재식 사장은 "다라카는 한국말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 숙련공이지만 4년이 넘어 합법화대상에서 제외되었기에 상심이 컸다"며 "다라카 때문에 신고대상자인 동료 2명까지도 신고를 미루고 내가 차라리 한 두달 숨어 있으라고 했는데 이렇게 일이 터졌다"며 괴로운 심정을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의 집의 김해성 목사는 "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극심한 불안과 고통에 시달려야 되는 강제추방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외국인노동자, 기업주, 한국경제가 함께 살기 위해 정부는 강제단속과 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불법체류자의 전원사면과 체류합법화를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라카가 왜 죽어야 했냐"**
고 다라카씨는 1972년생 스리랑카 칠라우시 사람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년간 크리켓 선수생활을 하다 지난 1996년 25세의 나이로 한국에 왔다. 그는 그동안 가스공장, 텐트공장에서 일을 했으며 한달 월급은 1백여만원으로 하루 12시간 일을 해왔다.
주위 측근들은 다라카씨는 성실히 일하고 인간관계도 원만하여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받은 편이었으며, 집에 매달 70만~80만원씩 송금해왔다고 말했다. 고국에는 군인인 아버지와 어머니, 대학생인 여동생, 또 아직 직업이 없는 남동생 등이 있어, 그가 보내준 돈으로 동생들이 학업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라카씨가 다녔던 마지막 회사는 한국인 3명, 외국인 4명이 일하는 작은 업체로 외국인은 모두 스리랑카 사람이었으며 이들은 회사가 마련해준 숙소에서 함께 생활해왔다.
다라카씨의 사고 소식을 접한 김사장은 "우리 공장을 일으키고 살린 것은 스리랑카 사람들"이라면서 "나는 다른 한국사람들보다 스리랑카 사람들을 더 좋아했다"고 정부정책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하지 않기에 이 사람들에게 시키는 것이고 더군다나 다라카는 일을 아주 잘했다"며 "미치겠다. 다라카는 나를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다라카가 왜 죽어야 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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