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정책에 대한 미 국민의 반대 의견이 처음으로 과반수를 넘어섰다. 미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51%인 것으로 드러났다. 천성은 47%였다.
이 여론조사는 2일의 미군 헬리콥터 격추사건이 있기 전인 지난 10월말 시행됐다는 점에서 반대의견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라크전쟁이 싸울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응답자는 54%로 지난 4월의 70%에 비해 16%포인트가 감소했다. 반면 '현재 수준의 미군 희생을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62%로 이라크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시 대통령이 미국을 번영으로 이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0% 미만이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58%는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당면한 문제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 미 민간싱크탱크 '미국발전센터'의 데이비드 시로타 대변인은 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미 정부의 발표와 실제 상황과의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만일 부시행정부가 현재의 전략으로 미국의 안보를 지키고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라크의 실제 현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대통령은 지난주 바그다드에서 연쇄 자살폭탄공격이 발생하자 이례적으로 이라크상황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의 지도력 아래 세계는 더욱 평화롭고 자유스러워지고 있으며 미국은 더욱 안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그러나 주말의 미군 헬기 격추에 대해서는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부시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53%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45%만이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3/4분기 미국경제가 19년만에 최고성장율을 기록했다는 정부발표가(10월 30일) 나오기 전에 시행된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0월 26-29일 1천3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전화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플러스마이너스 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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