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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관계 진전 기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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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관계 진전 기대 않는다"

<6자회담 美 입장> "북의 선 핵포기 요구할 것"

미국은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의 선(先) 핵포기를 요구할 것이며 "(관계) 진전을 예상하여 보상안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북한의 핵포기와 관련한 보상안 제시 여부를 놓고 부시행정부내 강ㆍ온파가 벌여온 내부 갈등에서 결국 강경파가 승리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6자회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강경파가 북한과의 협상을 지지한 것은 회담이 실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며, 회담이 실패할 경우 북한에 대한 경제ㆍ외교적 압박은 물론 북한과의 군사적 대결에서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기가 쉬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 미 정부관리들의 말을 빌어 "미 정부측은 27일 개막되는 사흘간의 6자 회담에서 관계 호전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알맹이 있는 대화는 계획에 없어 조기에 다시 만날 약속만 해도 회담 진전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는 "이번 회담에서 결과가 나올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언론에 대해 6자회담에 관한 사전브리핑을 해준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완벽하고 검증 가능하며 번복할 수 없는 핵무기 프로그램 종결을 북한에게 요구하는 것이 우리 목적"이라면서 "이번 회담이 (북한의) 자초한 고립을 종식시키는 데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6자회담의 북한측 대표로 외무성 실세인 강석주 제1부상이 아닌 김일영 부상이 나서는 데 대해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그는 "협상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메신저"라고 평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이번 회담을 준비 중인 미 관리들의 말을 빌어 "미 행정부는 북한이 핵무기계획을 포기토록 하기 위해 어떤 특별한 경제적, 외교적 보상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지만 다른 나라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3일 "미국은 최근 한ㆍ미ㆍ일 3국간의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를 통해 6자회담에 내놓을 한ㆍ미ㆍ일의 공동 입장을 마련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을 강제로 무장 해제시키려는 미국의 대북 군사 및 경제 압박을 경계한 한국은 북한에 대해 보다 더 유화적인 자세를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지타운대의 빅터 차 교수는"6개 참가국 중 한국이 (대화 전략에서) 북한에 가장 가까울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같은 한국 정부 입장을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이 미 ㆍ일 양 동맹국들과 같은 편인지 여부가 큰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미국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회담기간 중 북한대표와 비공식으로 직접 만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양자 대면은 그동안 미국과 양자회담을 줄곧 요구해온 북한에 조그만 양보가 될 수 있다"는 미 관리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다음은 이번 6자회담에 임하는 미국측 입장에 관한 워싱턴포스트 기사의 주요 내용.

***미국, 북한에게 핵무장 해제 약속 요구키로/워싱턴포스트 24일자**

부시 정부 외교관들은 북한이 요구하는 경제 및 외교 개방에 앞서 뒤집을 수 없는 핵 프로그램 해체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금주 북한에 알릴 생각이라고 6자 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미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북한이 먼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런 다음 북한이 작년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인한 뒤 중단한 것보다 훨씬 더 엄격한 국제 검증 제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이들은 말했다.

북미 관계가 여러 달 동안 냉냉했던 뒤라 미 정부측은 27일 개막되는 사흘간의 6자 회담에서 관계 호전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알맹이 있는 대화는 계획에 없어 조기에 다시 만날 약속만 해도 회담 진전으로 간주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지도자 김정일의 위협에 대처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그 동안 핵 재난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미 외교관들에게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허가하지 않았다. 부시는 김정일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독재자에 대한 보상인 동시에 핵 공갈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중국이 북한의 다자 회담 참가를 설득한 후에야 백악관은 다자 회담 내에서 북미 비공식 회담을 가져달라는 중국 요구를 받아들였다.

양자회담을 마련하는 어려움도 부시가 맞고 있는 가장 힘든 외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해 북미가 가야할 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는 북한이 무조건 서명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한 관리는 말하고 북한이 4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음을 상기했다. "이번 회담에서 결과가 나올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참가국 모두 자기 입장을 밝히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美 정부측과 다른 나라 외교관들은 말했다. 미국은 북한 대응의 중요성 못지 않게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4국을 단합시켜 북한 정부를 압박하려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 부시 정부가 자기식 대로 밀고 나가면 북한의 김정일 정부가 지난 한 해의 걱정스런 조치를 되돌리고, 숨겨놓은 핵 물질을 공개함은 물론 공격적인 사찰팀을 입국시키고 기존 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완벽하고 검증 가능하며 번복할 수 없는 핵무기 프로그램 종결을 북한에게 요구하는 것이 우리 목적"이라고 22일 취재진에게 브리핑을 해준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말하고 "이번 회담이 (북한의) 자초한 고립을 종식시키는 데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렇게 되기 위해 김정일을 평화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최선책을 놓고 의견이 갈라져있는 미 행정부는 이른바 "길잡이 원칙"을 정했다. 북한이 작년 1994년 핵 동결 합의를 어김으로써 무너뜨린 신뢰감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 원칙이다. 미 정부 관리 한 사람의 말처럼 북한의 "신뢰도는 제로"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진척을 예상한 보상 보따리"를 갖고 베이징에 가진 않을 것이라고 국무부 관리는 말했다. 그러나 북핵 포기 조치는 "새로운 관계의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핵 고집을 꺾을 경우 북한에게 줄 혜택에 대해서는 고의적으로 애매한 태도를 보여왔다. 보상 조치에는 북한이 요구하는 경제 지원, 에너지 공급은 물론, 국제 기구 출입, 주변국과의 유대 강화 등이 포함될 수도 있다.

미국의 입장은 북한을 자극하여 대화를 그만두게 하는 것도, 기만당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고집과 인내, 단호함과 유연성 사이에서 조화를 찾는 미 행정부는 어투, 전술, 타이밍의 중요한 세부 사항을 놓고 의견이 갈려있다. 길잡이 원칙들이 6개국의 외교적 의무와 국내 타산에 부닥치는 향후 회담을 잘 생각해 볼 때 특히 그렇다.

회담 형식이 긴장을 완화시켜 줄 것으로 보는 정부 관리들이 있는가 하면 일련의 회담이 지연 전술에 지나지 않아 북한이 핵 개발을 완성하고 핵 물질을 처리할 수 있게 해줄 뿐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김정일의 의중을 시험해 보기 위해 북한에게 각종 핵 프로젝트의 범위 공개와 외국 사찰단 입국 등의 조치를 통해 진심을 증명해 볼 것을 요구해 보자는 의심 많은 무기 감축 옹호자들도 있다.

앞에 나온 국무부 고위 관리의 말에 따르면 미 정부는 특히 전 세계의 기대를 누차 실망시킨 정권과는 시간 낭비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이 문제를 상대할 필요는 없다"고 그는 말하고 "진전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검증이 가장 본질적이며 최대의 쟁점 부분이 될 것 같다. 유엔 국제원자력기구 사찰관들이 북한에서 추방될 때까지 영변 원자로를 효과적으로 감시했으나 김정일이 외부에서 파악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핵 프로젝트에 착수하자 감시가 어려워졌다.

믿을 만한 미 정부의 한 관리는 "불완전한 검증 조치, 훌륭해 보이나 도피 조항이 가득한 합의, 우리 모두가 그 존재를 알고 있는 문제에 대한 언급이 빠진 합의 등은 우리가 맺고 싶은 종류의 합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본지 특파원을 지냈고 존스홉킨스대 폴 니체 국제학 대학원 교수인 돈 오버도퍼는 "북한 태도와 행동이 완전히 변해야" 합의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의 빈곤과 고립을 감안, 긍정적인 조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터프하다고 떠들어대고 있다"고 오버도퍼는 말하고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그들에게 매우 이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체면이 서는 모종의 조치를 북한에게 해 주면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연구소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는 의미 있는 진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에 나 스스로 매우 비관적이다"고 에버스타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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