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달말 열릴 북핵 관련 6자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등의 제안을 아직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우려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경제지원 등의 제안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가 6자회담에서 경제적 유인책을 북한에 제시할 것이라는 13일자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해 나온 것으로 부시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이는 6자회담 협상 전략과 관련한 부시행정부내 강온파간의 논쟁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주민들의 복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기아와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느껴왔다"면서 "그러나 일부 신문들에 보도된 것과 같은 경제적 제안들은 현재까지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빌어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 폐기하거나 국제 핵사찰을 허용할 경우 미국도 경제제재 해제나 대북 경제지원 등 일정한 양보조치를 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양보조치로 대북 불가침 서면 보장, 국제기구의 대북 경제지원에 대한 규제 철폐, 나아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직접 경제지원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아시아 외교관들의 말을 빌어 이미 워싱턴에서는 대북 불가침 문서의 내용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대북 선제공격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문장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경우 대북 선제공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같은 문장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신문은 최근 북한에 대한 강경발언으로 북한으로부터 '인간쓰레기'라는 비난을 받은 존 볼튼 국무차관은 이번 회담 대표단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이번 회담의 대표나 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은 최종적으로 부시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의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이어 현재 부시행정부내에서는 이번 6자회담과 관련해 국무부로 대표되는 온건파와 국방부가 주도하는 강경파간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강경파들이 북한과의 협상을 지지한 것은 회담이 실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강경파들은 회담이 실패할 경우 북한에 대한 경제ㆍ정치적 압박은 물론 북한과의 군사적 대결에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또는 6자회담에 임하는 각국의 입장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대북 강경노선을 선호하는 반면 한국은 핵포기와 관련한 북한의 초기 조치에 대해 일정한 대가를 제공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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