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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에 돈 한 푼 없네

[김봉준의 붓그림편지]<51>나의 투표가 햇살이 되는 따듯한 새해를

ⓒ김봉준

아쉬운 한 해가 또 지나가면
피 같고 살 같은 한해살이도 다시 오지 않아
못 다 부른 청춘은 가고 해질녘 황혼이 찾아오면
술 한 잔 사줄 이 없는 도시 거리를 지나다가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을 마신다.
추운 몸 먹먹한 가슴을 쓴 소주로 풀며 올 한 해를 돌아본다.

'수중에 돈 한 푼 없네 - 手無分錢(수무분전)'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시민들이 가장 많이 꼽은 사자성어.

벌어도 벌어도 내 수중에 돈 한 푼 없는데
그래도 새해에는 희망을 품고 살 수 있을까.
내 집 마련의 꿈도, 자녀가 나보다 더 잘 살 수 있겠다는 꿈도,
노후보장의 꿈도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사라져
이 땅은 갈수록 희망 없는 사회가 되려나.

나는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45%
평생 노력해도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8%
계층 상승 못할 거라 생각하는 30대 젊은이가 65%
통계청조차 밝힐 수밖에 없는 절망의 수치들이다.

자발적 가난 작정했던 나도 헉헉거리는 힘든 세상
보통 시민들은 오죽 살기 힘들까.
벌어도 벌어도 내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가계 빚 5000만 원 시대,
내 집 마련의 꿈도, 안정된 직장인의 꿈도,
자식들이 나보다 더 잘 살 수 있겠다는 꿈도,
노후 보장의 꿈도 점점 더 무지개처럼 사라진다.

우리들 얼굴이 그늘을 감출 수는 없어도
마지막 남은 희망의 새해 꿈조차 지울 수야 없네.
추운 거리 포장마차에서 쓴 소주 마시며 희망을 찾는다.

그래, 새해에는 반드시 밝고 따뜻한 햇살처럼 희망이 찾아올 거야
사회의 어둠은 아침 햇살에 밤이 물러나듯 저절로 사라지지 않지,
새해엔 나의 투표가 햇살이 되고 우리의 투표가 햇볕으로 모여
추위와 어둠으로 찌든 이 겨울을 물리치는 거야.
'100개의 형광등 아우라'는 비교도 안 되게
수천만 개의 햇살 아우라는 밝고 따듯한 공동체를 만들 거야.
건배! 희망의 투표여,
수천만 햇살이 되어 온 세상 따듯하게 비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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